여수MBC

검색

커뮤니티 좋은생각

가을은 등록일 : 2015-09-09 13:21

가을은

살금살금 오지
여우가 꼬리를 내리고
산을 내려오는 것처럼

조심조심 오지
도깨비가 요술 방망이
숨기고
발소리 내지 않고 오는 것처럼

숨바꼭질하며 오지
따가운 햇볕과
서늘한 바람이
서로서로 술래가 되는 것처럼

가을은 이렇게 해마다 오지
가을 운동회 기다리는
아이들 마음 알고
단물이 든 열매로 큰 잔치를
열 것처럼

―신현신(1964~ )

[가슴으로 읽는 동시] 가을은
가을은 한 해의 땀과 노력을 거둬들이는 결실의 계절이면서 또한 흥겨운 축제의 계절이기도 하다. 아이들에게 가을은 특별한 설렘으로 찾아온다. 펄럭이는 만국기 아래 가을 운동회가 열리고 흥겨운 한가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가을은 코스모스 핀 길을 따라 살금살금 온다. 아이들이 잠자리를 따라 맴돌기 시작하면 어느새 가을은 우리 곁에 와 있다. 도깨비가 요술 방망이 숨기고 오듯 찾아와서 도깨비 요술처럼 소리 없이 들녘의 곡식들을 노랗게 익어가게 한다. 해마다 찾아오는 가을이지만 가을은 '단물이 든 열매로 큰 잔치를 열 것처럼' 늘 우리 가슴을 설레게 한다. 곡식과 과일들이 햇볕과 바람에 익어가는 가을, 어디선가 벌써 만국기 펄럭이는 가을 운동회 만세 소리 들리는 듯하다
                    이준관 아동문학가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