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MBC

검색

커뮤니티 좋은생각

반찬 등록일 : 2016-09-09 15:11

반찬
드디어 제 가게를 냈습니다.
자그마한 식당을 하나 차린 겁니다.

예전부터 저는 손이 큰 편이었습니다.
아파트 주민들을 모두 불러서
오곡밥을 나눠드리기도 했고,
무슨 음식만 하면 동네사람들을 불러서
먹여야만 직성이 풀렸습니다.

이런 저를 남편은 말릴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몇 번 더 반복되자,
아예 식당을 내놓는 게 어떻겠냐고 한 것이죠.

그런데 식당을 내고도
저의 손 큰 버릇은 여전했습니다.
손님이 김치가 맛있다고 하면
김치를 큰 통으로 내어드리기도 하고,
음식이 맛있다고 하면
나중에 따로 싸드리면서
집에서 드시라고 합니다.

주변에서는 원가를 생각하라고 펄펄 뜁니다.
장사해서 도대체 남는 게 뭐가 있냐고.
하지만 저는 즐겁기만 하더군요.

그런데 오늘 단골 손님인 학생이
저번에 싸준 반찬 잘 먹었다고 인사하더군요.
시골에 있는 어머니가 만드시던 반찬같다고...
알고 보니 지방에서 올라와
혼자 살면서 밥도 제대로 못 먹었던 모양입니다.
그 학생이 집에 갈 때
저는 반찬통 몇 개를 건넸습니다.

"이번에는 반찬을 좀 많이 넣었어요."

- 이현석 * 옮김 -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