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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단상 등록일 : 2017-01-17 09:30

겨울 단상

산토끼는 어젯밤
배고파 잠 못 이루어 눈이 충혈 된 채
겨우 찾은 몇 알 도토리를 까먹는 겨울 야산

산 까치는 나뭇가지 입에 물고
비바람에 흩날리는 까치집을 수리하다가
허겁지겁 깎아 먹는 산토끼가 안쓰러워
도울 방법을 찾고...

메마른 나뭇가지는
겨우살이로 매몰찬 바람에 몸서리치면서도
결코 지지 않고 봄을 위해 분초를 이긴다

볏 잎에 붙은 벼멸구를 일일이 없앨 수 없어
논둑은 내년을 위해 불태워지고

태워진 논둑은 볼 성 사나우나
봄을 준비하는 농부의 마음은 푸근하다

겨울의 한복판에서 봄 마중을 준비하고
따스한 마당은 비친 햇살을 안고
쪼로로 내려앉은 겨울 친구 참새
"아저씨 보고파 왔당~모이 좀 줭~"

장독에 쌓인 소복 눈
견뎌 낸 세월은 굴뚝연기처럼
고즈넉 푸근으로 온 마을 가득

- 소 천 -
=" 사랑밭 새벽 편지"에서 온 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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