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보는 것이 아름다워 / 홍계숙] 
 
호수는 모네를 그리네
모네는 모두 과장일 거라 생각했는데
시시각각 변하는 수면이, 풍경이
조각배를 읽고 섬을 읽고 구름을 읽고 하늘을 읽네
왜가리 한 마리,
수면으로 가만가만 발을 내디딜 때
미동도 없이 수문을 열어 새 발자국을
읽는
호수는 온통 초와 분을 다투는 하늘 빛깔로
물빛 섬빛 구름빛 새의 빛나는 눈빛으로
모네를 그리네
따알 호수는 명도와 채도만 다른 한 다스 물빛,
모네는 물의 시간을 읽어내리고
빛의 시간을 읽어내리고
나는 호수를 흐르는 모네를 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