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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버스 등록일 : 2007-07-14 14:29

한여름의 시골길을 버스가 달리고 있었다.
먼지로 뒤덮인 버스는 화덕처럼 뜨거웠다.
한참 달리는데 가로수 그늘 밑에서
한 젊은 군인이 손을 들었다.
버스가 그 앞에 멈췄다.

군인은 커다란 배낭을 안고 버스 맨 앞좌석에 앉았다.
그런데 버스는 떠나지 않았다.
왜 안 떠나느냐고 승객들이 소리쳤다.
운전수는 "저어기" 하면서 눈으로 창 밖을 가리켰다.
승객들은 모두 운전수가 가리킨 곳을 바라보았다.

멀리서 젊은 여인이 열심히 논둑을 뛰어 오고 있었다.
버스를 향해 손짓까지 하는 폼이
어지간히 급한 모양이었다.
승객들은 여인이 올 때까지 기다리기 위해
버스에서 내려 개울가로 가서
세수도 하고 바람을 쏘이기도 하였다.

얼마 후 여인이 도착했다.
그러나 여인은 버스에 타지 않았다.
운전수가 빨리 타라고 소리쳤다.

여인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맨 앞좌석에 앉은
젊은 군인에게로 가서 창 밖으로 내민 손을 잡고서
"몸 성히 잘 가이소." 라며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젊은 군인도 "걱정 마래이." 하며
여인의 손을 아쉬운 듯 놓지 않았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승객들은
너나없이 한바탕 유쾌하게 웃었다.
즐겁고 흐뭇한 웃음이었다.

버스는 다시 먼지를 일으키며
여인을 뒤로 남겨둔 채 매미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로수 사이로 멀어져 갔다.


- 새벽편지 가족 -

부릉부릉 시골 버스엔
시골 인심이 가득합니다.
안달복달하지 않아도 되는
여유와 웃음이 그립습니다.

- 오늘 하루쯤은 마음의 여유를 되찾으세요. -

댓글(1)
  • 2007-07-16 09:18

    의외의 반전^^
    시골풍경은 언제봐도 훈훈해
    의외의 반전^^
    시골풍경은 언제봐도 훈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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