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날

애인이 없을 때는 애인 있는 사람이 가장 부럽습니다. 애인이 생기면 약혼식 올리는 사람이 부럽고, 약혼하면 혼수 준비를 하러 다니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혼수 준비를 하다 보면 무사히 결혼식을 올리는 사람이 제일 부럽고, 결혼할 때면 신혼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1년을 살다 보면 아이를 낳고 사는 사람들이 가장 부럽고, 3년이 지나면 10년을 함께 사는 사람이 존경스럽고, 10년을 살면 평생을 해로한 부부가 가장 위대해 보입니다.
남이었을 때 내가 간절히 그리워하여 님이 되었지만 매 순간 큰 고비가 있습니다.
함께 못 살 것 같이 으르렁대다가도 그때를 넘기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얼굴 마주 보며 희희덕거리니 속없는 것이 부부인 것 같습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있는 부부의 날이 오늘입니다. 아내에게 어떤 남편이었는지 돌아봅니다. 아직 갈 길이 멀기만 하지만 평생을 동행하는 부부를 꿈꾸며 축복하며 살고 싶습니다.

글 최연창ㆍ사진《좋은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