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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에 대한 잘못된 상식 등록일 : 2013-12-2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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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당뇨병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우리는 당뇨병에 대한 많은 부분을 오인한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을지도 모를 몇 가지 사실에 대해 강북삼성병원 당뇨전문센터 박세은 교수가 이야기했다.

Q. 가족력이 없다면 안심해도 된다?

당뇨병에는 유전적 요인뿐 아니라 여러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원인이 다양하고 복잡합니다. 당뇨병 내력이 있는 집안에서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은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부모 중 어느 한쪽이 당뇨병 환자일 경우 자녀의 당뇨병 발병률은 20~30%, 양쪽 부모가 모두 당뇨병일 경우 50% 정도 자녀에게 당뇨병이 발생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같은 부모에서 태어난 형제·자매라도 당뇨병에 걸리는 사람과 걸리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만큼 유전적 요인은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당뇨병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유전적 요인뿐 아니라 환경적 요인(비만, 연령, 식생활, 운동 부족, 약물 복용 등)과 관련이 있고,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당뇨병 발병에 유전적 요인이 작용하기는 하지만 집안에 당뇨병 환자가 없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입니다.

TIP. 최근 국제당뇨병연맹(IDF)은 2035년에 이르면 전 세계 당뇨병 환자 수가 지금의 3억8200만 명에서 5억9200만 명으로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IDF에서 조사한 국가별 당뇨병 환자 수에 따르면, 2013년 기준 1위는 중국으로 9800만 명의 환자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332만 명으로 세계 20위를 기록했다. 현재 국내 성인 10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다.

Q. 비만인 사람만 당뇨병에 걸린다?

비만이 당뇨병을 유발하는 중요한 원인임은 사실입니다. 우리나라도 비만 인구의 증가에 비례해 당뇨병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제2형 당뇨병을 유발하는 인슐린 저항성 때문입니다. 비만한 사람은 대개 먹는 양이 많고 운동량은 부족해서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더 많은 인슐린을 필요로 합니다. 인슐린이 작용하려면 세포에 있는 인슐린 수용체와 결합해야 하는데, 몸 곳곳에 지방이 쌓여 있는 사람은 인슐린 수용체의 민감성이 떨어져 인슐린이 아무리 인슐린 수용체를 자극해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를 ‘인슐린 저항성이 있다’고 합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있으면 세포 안으로 당이 들어가기가 어려워 혈당 수치가 높아집니다.

서구의 경우 비만형 당뇨병이 90%를 차지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서구에 비해, 체형이 덜 비만인 사람이 당뇨병에 걸리는 사례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 앞서 언급한 인슐린 저항성보다는 인슐린이 몸에서 분비되는 기능의 결함이 주된 병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당뇨병은 비만한 사람뿐 아니라 비만하지 않은 사람에게서도 발병할 수 있습니다.

TIP. 당뇨병은 제1형과 제2형으로 나뉜다. 우리가 흔히 ‘당뇨병’으로 알고 있는 것은 제2형이다. 제1형은 인슐린 분비 세포의 90% 정도가 파괴될 때까지 정상 혈당을 유지하다 어느 날 갑자기 발병하는 특징이 있다. 이에 대한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 특별한 치료법은 없고, 인슐린을 인공적으로 공급하는 것만이 능사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당뇨병 환자의 5% 미만이며, 주로 30세 이전에 발병한다.

Q. 저혈당은 고혈당보다 덜 위험하다?

보통 당뇨병 환자라면 만성 합병증과 관련된 고혈당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고, 혈당이 낮을수록 좋다고 오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당뇨병은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져 발생하는 병입니다. 정상인이라면 혈당이 늘 일정하게 유지되지만, 당뇨병이 있는 경우에는 혈당이 급격하게 치솟았다가 반대로 급격하게 떨어지기도 하면서 각종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저혈당은 혈액 중의 당 농도가 지나치게 낮은 상태인데, 주로 당뇨병 환자가 당뇨약을 복용한 상태에서 음식 섭취량이 부족하거나 무리하게 운동한 경우 혈당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뇌 기능에 문제가 생깁니다. 또한 저혈당 상태가 30분 이상 지속되면 뇌 기능이 파괴되기 시작해 돌이킬 수 없는 뇌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저혈당은 매우 위험하고, 저혈당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현미밥이라면 무조건 OK?

현미 같은 잡곡밥은 섬유소 함량이 높아 식후 혈당이 급속히 상승하는 것을 방지하고, 포만감을 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잡곡밥이든 쌀밥이든 1/3공기에 포함된 당질의 양은 비슷하기 때문에 양을 조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밥 1/3공기(70g)=당질 23g).

Q. 술은 반드시 끊어야 한다?

술에는 당질,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같은 영양소는 거의 없으면서 칼로리를 내는 알코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술은 1잔당 70~100kcal로 열량이 매우 높습니다. 과음은 지방간, 고중성지방혈증, 복부비만 등 다른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술의 종류에 상관없이 마시는 양이 많아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밥 1/3공기=약 100kcal). 그러므로 주 1~2회, 1~2잔 정도로 음주량과 음주 횟수를 조절하고, 기름진 안주류도 혈당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덜 기름진 메뉴를 선택해야 합니다.

TIP. 적당히 마시면 무리 없는 술과 달리 담배는 당뇨병 환자에게 치명적이다. 합병증으로 가는 지름길인 것. 담배의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시키거나 손상시킨다. 혈관이 손상되면 그 부위에 콜레스테롤이 쉽게쌓여 혈관이 더욱 좁아진다. 또 담배는 체내 지방을 피하지방이 아닌 내장지방 형태로 주로 복부에 축적시키는 역할을 한다. 복부비만은 인슐린 저항성의 원인이 된다.

Q. 합병증은 말기에만 나타난다?

당뇨병 환자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합병증 예방입니다. 그런데 당뇨병을 진단받을 때 이미 한 가지 이상의 합병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50%에 달합니다. 자신이 당뇨병에 걸린 줄 모르고 살다 뒤늦게 당뇨병임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합병증이 시작됐다고 해도 이후 혈당 관리에 따라 합병증의 진행 속도는 얼마든지 늦출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당뇨병을 진단받을 당시 합병증을 체크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당뇨병은 한번 발병하면 완치가 불가능하다?

당뇨병에는 특효약이 없고, 완치약도 없습니다. 당뇨병에 관한 오랜 연구와 임상실험을 통해 검증된 치료법은 초기에 적극적인 약물 치료와 식습관을 교정하고 활동량을 늘리는 등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입니다. 그러나 당뇨병은 스스로 관리하고 치료하는 병이며, 잘 관리한다면 정상인과 같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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