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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체험기]당지수 낮은 음식 찾아 먹기 등록일 : 2008-12-23 09:12

사춘기 이래 수 차례에 걸친 다이어트는 시도와 실패를 거듭해왔다. 지금은 때마다 나타나는 의지도 사라진 상태. 그러나 최근 건강검진 진단서를 받아들고는 그 심각성을인식했다. 정상이라고 생각했지만 비만도가 높게 나온 것. 이를 계기로 오랫동안궁금하던 문제를 풀기로 결심했다. 답은 모두 당지수(GI)와 관련이 있었다.

여자라면 누구든 일생에 한 번쯤(아니 훨씬 그 이상)은 다이어트를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3개월간 다이어트 해서 5kg를 뺐는데, 일주일 만에 7kg가 찌더라." 이 같은 말 역시 아주 익숙한 레퍼토리다. 황제 다이어트, 포도 다이어트, 바나나 다이어트… 새로운 다이어트가 끊임없이 나오는 것은 그 안에도 해답이 없다는 증거다. 무엇이 문제일까?

평생 다이어트를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지방이나 단백질은 피하면서 탄수화물은 엄청나게 먹는다. 고기는 먹지 않지만 빵이나 밥은 먹는다는 이야기다. 또 적게 먹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폭식을 한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평생 "나 다이어트 중이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무엇이 문제일까?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자", "6시 이후에는 물을 제외한 어떤 것도 먹지 않는다." 다이어트의 정석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심은 참을 수 없는 식욕으로 인해 무너지고 만다. 분명 밥 먹은 지 얼마 안 됐는데 왜 먹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는 걸까? 식욕을 덜 느끼게 하는 방법(약물 제외)은 없을까?

당지수란 식품 중 탄수화물 50g을 먹었을 때 2시간 동안 발생하는 혈당치 상승률을 숫자로 나타낸 것이다. 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먹으면 빠른 시간 안에 탄수화물이 분해되어 혈당치가 올라가고, 당지수가 낮은 음식을 먹으면 천천히 분해되어 혈당치가 느리게 올라간다. 혈당이 빠르게 올라가면 그만큼 빨리 떨어지고, 혈당치가 느리게 올라가면 그만큼 느리게 떨어진다. 그렇다면 다이어트에 어떤 쪽이 유리할까? 당연히 혈당치가 올라가고 내려오는 속도가 느린, 당지수가 낮은 음식이다.

흔히 면 종류의 음식을 먹으면 빨리 소화가 돼 쉬 배가 고프다고 한다. 곱게 정제된 밀가루는 당지수가 높은 음식이라서 혈당을 빨리 높이고 빨리 떨어뜨리기 때문에 다른 음식을 먹은 것보다 배가 빨리 고픈 것이었다.

1 감자 대신 고구마를

감자보다 고구마가 더 달기 때문에 당지수가 높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감자는 90, 고구마는 55로 꽤 큰 차이가 난다. 달다고 해서 당지수가 높은 것이 아니고, 달지 않다고 당지수가 낮지 않음을 알려주는 예다.

고구마는 당지수가 낮을뿐더러 대표적인 다이어트 음식이다. 고구마는 당지수 낮은 음식 골라 먹기 체험에서 내가 가장 많이 먹은 식품이기도 하다. 정년퇴직한 아버지가 소일거리로 고구마 농사를 지으시고 수확하셨기 때문이다. 게다가 밥보다 고구마를 더 좋아해 쉬는 날이면 고구마로 끼니를 대신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버지가 수확하신 고구마는 단맛이 적었다. 거름이나 비료를 주지 않고 키워서일까? 단맛을 보완하려고 설탕을 치거나 물엿을 넣어 바쓰(맛탕)를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당지수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2 흰 빵 대신 호밀 빵을

평소 흰 빵보다는 질감이 거친 호밀 빵을 먹으라는 조언은 종종 들은 바 있다. 당지수 차이를 보니 그 이유를 알 만했다. 흰 빵은 91, 호밀 빵은 55다. 식빵에 잼을 발라 먹을 때, 식빵과 잼 중 어느 쪽이 당지수가 높을까? 공교롭게도 식빵이다.

지난봄 구입한 매실을 설탕에 재워놓았는데, 최근 과육을 꺼내 잼을 만들었다. 집에서 만든 매실잼, 생각보다 맛있다. 잼을 만들었으니 빵이 있어야 했다. 동네 슈퍼마켓 안에 있는 제과점에 갔다. 우유식빵, 옥수수식빵, 버터식빵 … 호밀 빵은 없었다. 주인에게 물었다. "호밀 빵 없나요?" 알 수 없는 대답이 돌아왔다. "호밀 빵이나 여기 있는 거나 다 똑같은 거예요. 우유식빵 지금 나왔는데 사실래요?"

발걸음을 옮겨 대형 체인 제과점으로 갔다. 정통 호밀 빵은 그곳에도 없었다. 이보다 부드러운 호밀식빵과 통밀식빵이 있을 뿐이다. 그 정도에 만족하기로 하고 호밀식빵을 구입했다.

3 흰 쌀밥 대신 잡곡밥을

어머니가 해주신 밥이 최고라는데, 정작 나는 집에서 밥을 따로 해 먹는다. 부모님은 하얀 쌀밥을 좋아하셨고, 나는 잡곡밥을 좋아했다. 내가 주로 해 먹는 밥은 검은콩과 흑미, 일반 쌀을 각각 같은 비율로 섞은 것이다. 그래서 흰 쌀밥 대신 잡곡밥 먹기는 자신 있었다.

그런데 가장 피할 수 없는 음식이 바로 흰 쌀밥이었다. 식당에서는 100이면 99 흰 쌀밥을 내주기 때문이다. 그래도 구내식당은 그나마 나은 편이었다. 점심 식단에는 미세하게나마 조나 흑미가 섞여 나왔다.

불가피하게 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먹을 때는 당지수가 낮은 채소류를 많이 먹는 것이 좋다. 그래서 흰 쌀밥을 먹을 때면 일부러 나물이나 샐러드 등 채소류를 듬뿍 먹었다. 양배추쌈이나 데친 브로콜리, 오이무침, 콩나물, 시금치나물 모두 당지수 30 이하의 채소들이니 양껏 먹어도 좋다. 그러나 주의할 점이 있다. 같은 채소라도 당근은 무려 80(흰 쌀밥 수준이다), 옥수수는 75나 된다.

4 파스타 대신 구운 닭가슴살 샐러드를

친구와 이탤리언 레스토랑에 갈 때면 파스타 대신 구운 닭가슴살 샐러드를 시켰다. 육류는 단백질이니 대부분 당지수가 50 이하라 안심하고 먹을 수 있고 채소 역시 낮다. 함께 들어 있는 달걀이나 베이컨 역시 당지수가 낮은 단백질 음식이다. 땅콩이나 아몬드 등도 마찬가지다. 소스에 설탕이 많이 들어 있지 않다면 구운 닭가슴살 샐러드의 당지수는 매우 낮다고 할 수 있다. 당지수뿐 아니라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체험을 마치며…

당지수가 낮은 음식만 골라 먹는다고 다이어트가 되는 건 아니다. 제대로 된 다이어트는 식이요법과 함께 적절한 운동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신 매일 먹는 음식이 어떤 방식으로 몸을 혹사시키며 그 과정에서 어떤 반응 혹은 질병이 나타나는지 생생하게 인식할 수 있었다. 밥을 먹었는데도 돌아서면 허기지는 이유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당지수 낮은 음식 골라 먹기는 다이어트의 기본이다.



식품별 당지수

콩류, 해조류

두부 42, 청국장 33, 된장 33, 콩 30, 두유 23, 땅콩 20, 다시마 17, 김 15, 미역 16

설탕, 과자, 음료

초콜릿 91, 찹쌀떡 88, 도넛 86, 캐러멜 86, 감자튀김 85, 쿠키 77, 벌꿀 88, 메이플시럽 73, 크래커 70, 카스텔라 69, 감자칩 60, 천연 과즙 주스 42, 녹차 10, 홍차 10

과일류
딸기잼 82, 파인애플 65, 바나나 55, 포도 50, 복숭아 41, 감 37, 사과 36, 키위 35, 레몬 34, 귤 33, 배 32, 오렌지 31, 딸기 29

우유, 유제품, 알

아이스크림 65, 생크림 39, 크림치즈 33, 드링크 요구르트 33, 마가린 31, 탈지유 30, 버터 30, 달걀 30, 가공 치즈 31, 우유 25, 플레인 요구르트 25

곡류, 빵, 면류
식빵 91, 바게트 93, 정백미 84, 떡 85, 찰밥 98, 우동 85, 소면 80, 베이글 75, 콘프레이크 75, 라면 73, 파스타 65, 흰 죽 57, 현미 56, 호밀 빵 55, 보리 50, 통밀 빵 50

채소, 근채류
감자 90, 당근 80, 옥수수 75, 호박 65, 밤 60, 고구마 55, 토마토 30, 생강 27, 양배추 26, 피망 26, 무 26, 브로콜리 25, 가지 25, 셀러리 24, 양상추 23, 오이 23, 콩나물 22, 시금치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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