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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시대를 살아가는 부모들의 지혜 등록일 : 2010-01-12 09:38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부모들의 육아 지혜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부모들의 육아 지혜]
연세의대 정신과 교수 신의진

얼마 전 정신과 수련의 선생님들과 대화를 하다가 “우리는 결혼은 하되, 아이는 갖지 않기로 했다”라는 말을 듣고 어리둥절한 일이 있었다. 이유인즉 아이 기르기가 너무 힘든 것 같아 자신이 없어서라고 한다. 우선 출생직후부터 어머니가 일을 하는 경우 어디다 맡겨야 하는지 걱정이고 커서는 과도한 사교육비, 학교에서는 집단 따돌림에 대한 우려, 매일 변하는 입시제도 등 아이들 교육과 양육에 대해 문제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항변에 현재 직장 생활을 하면서 장난꾸러기 두 아들을 키우는 엄마인 나 역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모든 어려움들이 결코 나에게서 아이들을 기르는 기쁨과 가치를 빼앗아 갈 수는 없는 것 같다. 현재 나는 아이들 때문에 힘들기는 하지만 자녀가 없는 내 삶은 생각할 수조차 없다. 이 땅의 많은 부모님들이 나와 같은 심정일 것으로 믿는다.


요즘 우리 사회는 경쟁이 너무 지나쳐서 자녀 양육에까지 “남보다 빨리, 영리하게” 바람이 불고 있다. 가뜩이나 힘든 교육 현실에서 부모들끼리의 이러한 경쟁은 더더욱 서로를 힘들게 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어려서부터 지나치게 학습을 시키고 경쟁을 시키는 것은 결코 빨리 가는 길이 아니다. 아이들의 성장은 여러 발달 분야가 어우러져 함께 보조를 맞추어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적인 능력만을 빨리 배양한다고 해서 유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이러한 경쟁적인 상황에서 아이들을 행복하고 유능하게 기르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현명해져야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취학전의 어린 아동을 두신 부모님들은 다음과 같은 원칙들을 잘 숙지하고 실천하는 것이 자녀 양육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첫째, 어린 시절 아이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 을 꼭 길러줘야 한다. 이러한 능력은 아주 어린 아기 때부터 서서이 형성되기 시작하여 5-6세 경이면 많이 발달하게 된다. 성장 후에도 어려운 상황에 부딪혀 마음의 평정을 잃었을 때 빨리 긍정적 기분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성공하는 사람들의 가장 기본이다. 이러한 능력은 부모 자신들의 감정 조절 능력과 직결된다. 즉 화가 난 상태에서는 야단치지 말고 부모가 화가 가라앉고 나서 합리적으로 야단을 쳐야지만 아동 역시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하는 것을 부모를 통해 배우게 된다.


둘째, 지능이 100 이상만 되면 학습동기가 좋은 아이가 학습을 잘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뇌 자체의 문제가 없는 경우 "아이의 학습 동기를 주도록 노력하라." 학습동기는 어려서 부터의 경험, 부모의 태도, 현재 학습환경 등에 영향을 받는다. 뇌는 사춘기까지 계속 변화하므로 평소에 지적인 호기심이 많고 생각을 많이 하는 아이가 영리하게 된다. 하지만 어려서 너무 강압적으로 조기교육 시키면 오히려 학습동기를 떨어뜨려 커서는 학습자극을 회피하게 된다. 오히려 어려서부터 암기에 치중하지 말고 “왜”라는 질문을 통해 끊임없이 사고하게 도와라. 본격적인 학습은 추상적 사고력이 많이 발달되는 초등학교 3, 4학년부터 하는 것이 좋고 그 이전에는 학습을 좋아하고 기본적인 사고의 틀을 형성하도록 도와주자.


셋째, "사회성과 도덕성 발달" 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도 6세 이전에 형성된다. 이 역시 부모 및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부터 비롯된다. 즉 어려서 부모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야 부모의 말을 잘 듣고 부모를 동일시하며 존경한다. 또한 감정적 공감 능력이 도덕성 발달의 기본이다. 아이가 잘 못하는 행동을 따끔하게 혼내는 것보다는 타인의 감정에 공감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도덕성 발달의 기초이다. 부모를 비롯한 주위의 어른들이 먼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해줘야 아이에게 이런 능력이 생긴다. 버릇을 가르친다고 너무 엄하게 대하면 오히려 아이에게 반항심과 공포심만 주게 되어 스스로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는 능력이 결여되어 도덕성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된다. 부모가 너무 강압적으로 예의바른 아이로 키우려다가 아이의 반발심이 내면에서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게 되고 결국 사춘기가 되어 부모를 폭행하는 경우까지 경험하고 있다. 비판보다는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고 부모는 항상 긍정적인 면을 보여야 한다.


넷째, 아이들이 "남들과 타협하는 법" 을 가르쳐라. 아이들은 태어나서 부모에게 100% 의존하다가 자아가 형성되는 약 2세부터 인생 제 1의 반항기를 맞게 된다. 이때 아이와 잘 타협해야 한다. 아이는 아직 지적인 성숙이 미숙하여 일방적으로 자기 주장만 하는데 조금씩 부모가 통제하면서 타인의 뜻을 받아들이고 타협하는 자세를 가르쳐야 한다. 가급적 처음에는 부드럽게 받아주다가 조금씩 통제를 하자(생각하는 의자). 전통적인 육아관에서는 아이는 초반에 잘 잡아야 버릇이 든다고 하는데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점이 있다. 특히 많은 부모들이 남의 눈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무조건 예의를 가르치려고 한다. 하지만 아이는 부모의 행동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배우는 것이 더 많으며 어느 정도 부모가 잘 타협하는 요령을 가르치면 아이들은 부모의 요구를 따르게 된다. 하지만 이미 이전부터 부모와 사이가 나쁜 아이들은 이때부터 더 큰 문제를 보인다. 기질이 무척 강한 아이들이 있는데 억지로 꺽지말고 기다려라.

이러한 원칙들을 마음에 새기면서 자녀를 하루하루 기르다보면 어느 틈엔가 훌륭한 재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믿는다. 상기 원칙들은 보기에는 쉽지만 실천하기는 어렵다. 현명한 부모들은 자신들의 모난 성격을 자녀를 기르면서 둥글게 깎아 가는 지혜를 터득한다. 이 세상에 완벽한 부모는 없다. 끊임없이 노력하며 절망하지 않는 실수투성이의 부모들이 대부분이다. 나 역시 예외 일 수는 없고 이 땅의 많은 부모님들과 함께 원칙에 충실하면서 하루하루 자녀들을 기르려고 노력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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