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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평화와 노동자의 권리’ 위해 투쟁할 것” 등록일 : 2005-08-04 01:17
“마지막까지 ‘평화와 노동자의 권리’ 위해 투쟁할 것” | ||||||||
청주 외국인 보호소에서 아노아르 위원장이 보낸 편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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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성 minsungch@hanmail.net | ||||||||
지난 5월 15일, 회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뚝섬역에서 기다리던 출입국직원 30여 명에게 폭행당하고 곧바로 청주 외국인 보호소로 보내진, 이주노조 아노아르 위원장이 보호소에서 78일을 맞은 지난 7월 29일 오후, 보호소안에서 작성한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연행당시의 상황을 ‘정글에서 탈출한 맹수취급’을 당하는 것 같았다고 설명하고, 연행직후 국가인권위 조사관이 직접 찾아와 조사를 하고도 아무런 답을 내지 않고 있다는 것, 매일 매일 약을 먹어야 하는 상황에서 몸이 7kg이나 빠졌다는 것, 80여 일 전 한국정부에 보낸 탄원서에도 답이 없고, 지난 6월 25일 어머니 기일을 맞아 친인척들이 모인 자리에 밤 12시가 넘은 시간에 경찰이 들이닥쳐, 학교 졸업장과 학생운동시절 자료를 압수해 갔다는 것, 이슬람 테러조직과 관련이 있는지 동네사람들을 조사를 하고 있다는 것 등을 적었습니다. 하지만, 본인은 ‘42만 이주노동자의 권리와 문제’를 한국사회에 말한 죄 밖에 없으며 그것은 정당한 활동일 뿐이라고 항변합니다. 그리고 ‘세계사회의 한 사람’으로서 ‘원하는 곳에서 일할 권리’가 있고, ‘탄압과 억압’에 대해 말할 권리가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아노아르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투쟁의 힘’을 믿으며, 마지막 한 순간까지 ‘평화와 노동자의 권리’ 위해 싸울 것을 약속했습니다. 이주노동자방송국에서는 아노와르 이주노조 위원장의 편지 전문을 그대로 싣습니다. 방글아데시어 번역은 알 마문 섹씨와 한준경씨가 수고해 주셨습니다.
“마지막까지 ‘평화와 노동자의 권리’ 위해 투쟁할 것” 5월 13일 하루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새벽1시쯤 뚝섬역에 내려서 5번 출구로 가는 길에 갑자기 짐승같은 사람들이 달려와서 억지로 나의 손에 수갑을 채웠습니다. 그리고 억지로 끌고 가서 차에 태웠습니다. 그들의 이런 행동을 보면서 나는 그들이 나를 마치 정글에서 탈출한 맹수 취급하면서 잡아들이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눈으로 직접 보지 않으면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상황이었습니다. 그들은 그 날 밤에 나를 바로 청주외국인보호소로 데리고 갔습니다. 새벽에 작정하고 나와 나를 표적단속 하였다는 것과 그 과정에서 인권탄압이 있었다는 것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였습니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인 백성휘가 청주로 직접 찾아와 진정내용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진정을 넣은 지 벌써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아직도 아무런 답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말로는 곧 ‘답을 내겠다’ 하면서 계속 미루고만 있는 상황입니다. 이 곳 보호소에서 지내면서 저는 건강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점점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매일 약을 먹어야 하고 하루라도 약을 거르면 위험한 상황으로 몸무게가 거의 7kg정도나 빠진 상황입니다. 왜 나를 석방하지 않는지... 저는 또 몇 가지 법을 근거로 ‘제가 석방될 수 있다’는 내용의 탄원을 한국정부에 제출한 상태입니다. 이 탄원을 제출한지 벌써 80여일이 지났지만 이 역시 아무런 답이 없고, 언제 답이 나올지도 알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정부는 저를 하루라도 빨리 방글라데시로 강제추방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그 방법의 하나로 방글라데시 정부에 제가 테러리스트 활동을 했다는 거짓 문서를 꾸며 보내기도 하였습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이 내용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 조사를 위해 6월 25일 새벽12시가 넘은 시각에 경찰이 제 고향집을 방문하였고, 제 학교이력 관련한 문서와 학생운동시절 활동 관련한 문서들을 압수했습니다. 경찰은 제가 이슬람 테러조직과 어떤 연관을 맺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고향 동네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일일이 조사를 한다고 합니다. 6월 25일 그 날은 어머니 기일이어서 가족과 친인척들이 모두 집에 모여 있는 상황에서 경찰이 조사를 이유로 들이닥쳐 가족과 친인척들이 크게 놀랐다고 합니다. 왜 제 가족들이 경찰들에게 시달려야 합니까? 이것이 제겐 너무도 가슴아픈 일입니다. 저는 42만 이주노동자의 권리와 그들이 처한 문제들에 대해 직접적으로 이 사회에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저의 모든 활동은 당당합니다. 이것은 누구의 눈치를 보며 숨어서 하는 활동이 아닙니다. 제 활동이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저는 감히 벌을 달게 받겠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제 가족들이 고통을 받아야 하는 겁니까? 저는 투쟁의 힘을 믿습니다. 제 피 속에는 ‘해방’에 대한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저는 평화를 염원하기 때문에 우리를 분열시키려는 음모에 끝까지 맞서 싸울 것입니다. 제가 방글라데시에 태어난 것은 제가 원해서가 아닙니다. 저는 방글라데시인이기 이전에 이 세계의 한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 어디에서든 제가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또 제가 당하고 있는 억압과 고통에 대해 소리내어 말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정부와 자본이 계속해서 우리 노동자에게 쇠사슬을 채우려 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 세계를 분열시키고 있습니다. 정부와 자본이 법을 이용해 우리들을 탄압한다면 우린 그 법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얘기 하고 싶습니다. 이 땅의 모든 이주노동자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얘기해 잡혀있는 모든 이주노동자들이 풀려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정부와 자본은 우리에게 수많은 억압을 가하고 있지만 저는 이 세상 어디에서든지 ‘평화와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투쟁할 것입니다!! 제 생애 마지막 1초가 주어진다면 저는 알라신과 이 땅의 모든 고통받은 이들의 권리를 이야기하는 데에 쓸 것입니다. 2005년 7월 29일 청주 외국인보호소에서 모하메드 아노아르 후세인 | ||||||||
2005년07월31일 13:47: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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