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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한 공무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다(다섯번째 글) 등록일 : 2006-08-11 16:11
대통령님과 국민에게 호소합니다.
아래의 글은 지난 4월17일부터 21일까지 인터넷신문 브레이크뉴스에 실린 것을 더 자세하게 보충한 내용입니다. (http://www.breaknews.com)
비열한 공무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다(다섯번째 글)
공무원이 저에게 함께 자자고 요구
1998년 9월 사건이 대전국토관리청에서 충주국도유지관리소로 이관(11억 공사)되자 국도유지 보수과 담당 과장인 허훈 과장은 저에게 매우 친절했습니다. 그런데 그 친절이 자기들의 범죄사실을 감추고 자기들의 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한 술수이자 회유작전이었습니다.
1998년 11월 30일 새벽 6시 20분에 충주국도유지관리소 허 과장에게서 저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그 내용은 내일 충주에서 일찍 만나 단양 구인사로 놀러가자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할 일이 있어서 다음날 오후 4시에 만나자고 말했습니다.
다음날 오후 3시 50분 충주 파레스호텔 커피숍에서 제가 창밖을 내려다보니 허 과장이 아주 좋은 외제차(후에 안 일이지만 그 차는 관련 업자의 차였습니다)에서 고급스런 양복 차림으로 내렸습니다. 가까이 온 허 과장에게서는 향수 냄새가 진동했는데 그 냄새가 기분이 좋기는커녕 구역질이 났습니다. 저는 평소처럼 스웨터와 청바지 차림으로 배낭을 메고 있었습니다.
허과장은 만나자마자 단양 구인사로 갑시다., 오늘밤 같이 지내고 내일 늦게 올라가지요라고 뜻밖의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시간이 없어서 구인사에 못 갑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허과장이 낭패한 표정을 짓더니 그럼, 가까운 곳으로 드라이브나 하며 산 이야기나 합시다.해서 저는 뒷좌석에 탔습니다.
그러자 허 과장은 화가 났는지 음악을 크게 틀더니 수안보 쪽으로 달리는 것이었습니다. 몹시 불안해진 저는 서울에 올라가는 시간이 늦으면 안돼요라고 말했지만 허 과장은 들은 체도 않고 오늘은 멀리 가서 나하고 같이 지냅시다.라고 말하며 일방적인 자기 뜻대로 행동했습니다. 심지어 그는 여관에 들어가도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을 테니 염려 말고 오늘 밤 함께 지내며 산 이야기나 나눕시다.하며 또 뭘 그렇게 비싸게 굴어요.하며 완강하게 요구해 왔습니다.
정말 난감하고 황당했습니다. 허과장은 신분이 뚜렷한 공무원이고, 제 임야 관련 보수공사를 책임진 사람이라 믿고 차를 타긴 했지만, 평생을 조용히 살아온 저로서는 수치심은 물론 공포감마저 들었습니다. 정말 참담한 심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장 차에서 내리려고 창문 손잡이를 잡고 차 세우세요. 내리겠어요.하고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허과장은 큰 길에서 옆길로 차를 몰아 이화여대 별장 앞에 차를 세우며 차나 한 잔 합시다.라고 제의하는 것이었습니다. 저와 허과장은 이대 별장의 커피숍에 마주 앉았지만 분위기는 냉랭할 뿐이었습니다. 저는 소름이 끼쳤지만 꾹 참고 커피를 마셨습니다. 그는 화가 풀리지 않은 모습으로 몇 마디 했습니다.
귀찮게 굴면 정부에서 그 땅을 강제 수용할 수도 있다
차를 한 잔 마시며 저는 보수공사가 어떻게 되어갑니까?라고 물었습니다. 허과장은 무서운 얼굴로 1998년 11월 1일 입찰공고가 나가는데, 신문이 아닌 관보에만 실리며 11월 12일 결정되고, 입찰이 결정되면 공사는 1999년 6월 이후에나 끝납니다. 스케줄은 보안상 지금 줄 수 없고, 모든 일은 내가 다 맡아서 합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는 또 만일 귀찮게 굴면 공사가 1년이 더 걸릴 수도 있고, 아예 공사를 안 할 수도 있고, 정부에서 강제 수용할 수도 있소. 업자의 설계와 우리의 설계 그리고 스케줄은 다릅니다.라고 말하더니 산도 형편없는 걸 가지고 뭘 그럽니까? 11월 20일쯤 업자가 당신을 찾아갈 꺼요. 업자가 기공 승낙을 해 달라고 할 때 공사를 하기 위해 당신 산을 약 1천 내지 몇 천 평 사겠다고 할 테니 흥정을 잘해서 파시오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왜 업자가 제 산을 삽니까?라고 묻자, 허 과장은 남의 산을 침범하지 않고 공사를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럼 과장님이 그 일을 하면 되지 알지도 못하는 업자를 제가 왜 만나야 합니까?라고 물으니 허과장은 나는 공무원이라 앞에 나서지 못하고 두 사람이 흥정이 잘 되지 않을 때는 중간에서 중매쟁이 노릇을 할 것이오라고 대답했습니다.
허과장이 저를 바보 취급하면서 공갈 협박조로 나오고 있다고 생각하니 몹시 불편하고 불쾌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애써 마음을 가다듬고 허과장의 말을 다 들은 후에 모든 것을 과장님이 다 하시는 것 같은데 과장님이 알아서 잘 좀 해 주세요. 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러자 허과장은 화가 조금 풀리는 안색이었습니다. 고속터미널로 가는 차안에서 허과장은 음악을 틀면서 저는 깨끗한 공무원입니다. 재산도 유산 받은 것뿐이고. 저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는 공무원입니다.라고 자기선전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자기 부인이 오랫동안 병을 앓아 부부관계를 하지 못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가끔 조용히 유부녀들과 만나 엔조이를 합니다.라고 말하더니 내가 퇴직을 하더라도 우리 가끔 만나서 엔조이합시다.라면서 서슴없이 이야기하는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제 목에 키스를 한 허과장
터미널에 도착하자 허 과장은 아직 막차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저녁을 같이 하자며 제 팔을 잡아끌며 인근 식당으로 갔습니다. 저녁을 먹으며 허과장은 오늘 우리가 만난 것은 아무도 모르니 누구에게도 말하지 마시오.라고 요구했습니다. 특히 그는 내 밑에 있는 감독 박택규에게는 절대로 말해서는 안 돼요라며 신신당부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박 소장님도 모릅니까?하고 묻자 그 분은 알고 있을 거요. 지난번 우리가 만난 후에 소장이 본인에게 묻기에 90%는 좋은 사람인데 건설 계통에는 무지한 것 같다고 말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막차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저는 식당에서 나와 대합실로 들어갔습니다. 허과장이 쏜살같이 매표소로 가서 표를 사가지고 오더니 두 손으로 저의 양어깨를 잡고 양쪽 목에다 키스를 했습니다. 그 순간 소름이 끼쳤습니다. 순간적으로 당한 일이라 몹시 황당하고 불쾌했기에 저는 급히 버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잠시 후 허과장은 버스 안으로 들어와 저의 옆 자리에 앉더니 제 귀에 대고 영어로 Never come back again(다시는 오지 마라)고 힘 주어 두 번 말하고 내려갔습니다. 정말 어이없는 일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차가 출발하자 안도의 숨을 내쉬며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허과장이 고속터미널의 대합실에서 여러 사람이 있는데도 저의 목에 강제로 키스를 할 정도의 사람이라면 여성을 여관으로 끌고 가서는 어떻게 했을 것인가가 불을 보듯 뻔했습니다. 그는 다른 자리에서 저에게 아내가 오랫동안 몸이 아파서 부부관계를 못한다. 그래서 말썽이 안 날만한 유부녀들과 만나서 재미를 보고 있다고 말한 기억이 나서 더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니 허과장은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는 공무원이라고 자기선전을 해댔지만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여성들을 농락하기도 하는 위선자라고 여기게 되었습니다. 공직사회에서 정년퇴직을 앞둔 공무원이 이런 짓을 하고 있는 현실이 한심하게 느껴지면서 불쾌감과 함께 분노가 치솟았습니다.
서울에 도착하여 전철을 타고 집으로 오니 밤 11시 30분이 되었습니다. 그때서야 저는 작은 가방이 없어진 것을 알았습니다. 제가 불안하고 불쾌한 정신상태라서 가방을 잃어버린 것 같은데 어디에다 놓고 내렸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가방 안에는 돈, 열쇠 뭉치, 수첩 등이 들어 있었습니다. 저는 망치를 빌려서 자물쇠를 깨고 방으로 들어가 허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가방 분실 사실을 알리고 충주 대합실에 습득물이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말했습니다. 잠시 후 허과장은 습득물이 없다고 말하면서 나는 오늘 기분이 너무 좋아 사무실에 들어가 남아있는 직원들에게 술과 족발 파티를 열어주었습니다. 당신에게 신명을 다 바쳐 잘 해주겠습니다.고 엉뚱한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허과장을 성추행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다
그 후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허과장의 행동을 묵과할 수 없어서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제가 1999년 3월 18일 충주검찰에 제출한 고소장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공무에 얼마나 노고가 많으십니까? 지금 온 나라가 IMF의 어려움 속에도 불구하고 일대 개혁을 추진하고 특히 공무원의 부정과 비리를 강력히 척결하려는 차제에 공무원을 상대로 이렇게 고소장을 올리게 되니 본인의 괴로움 또한 금할 수가 없습니다.
충주국도유지사업소 보수과장인 허훈 과장의 업무 추진 과정에서 본인에 대한 공갈, 협박, 회유 및 성추행 사실에 대한 사항입니다. 담당 과장은 본인을 업무상으로 몇 차례 만나면서 본인에게 성추행을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경위 인용 생략)
허과장은 국가 공무원으로서 마땅히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공갈, 협박 및 인격적인 모독, 심지어 본인에게 성추행까지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허과장은 국가 공무원으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언행을 일삼는 자로서 본인에 대한 성추행 행위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저는 허과장을 충주검찰에 고소했습니다.
성추행 피해자가 희롱 당하는 참담한 현실
검찰은 저에게 1999년 3월 25일 오후 2시까지 충주지청으로 출두하라고 연락을 해왔습니다. 저는 강순호 검사실로 들어갔습니다. 강순호 검사는 뭐 이런 걸 가지고 다 고소를 했습니까? 공갈 협박이란 위협을 해서 무엇을 빼앗는 것인데, 빼앗긴 게 있습니까?, 그리고 대합실에서 목에 키스한 것을 본 사람이 있습니까? 그걸 입증할 수 있습니까? 이렇게 조롱하는 듯 힐난하는 듯 불쾌한 말투로 물어보면서 거들먹거렸습니다.
이런 것을 형사사건으로 처리하면 여러 인원을 동원해야 하고 그러면 국고 낭비가 되니 진정으로 처리하는 게 좋아요. 그렇게 처리할 테니 돌아가 보시오.라는 강검사의 말을 듣고 검사실에서 나와 아래 층 사무실에 가보니 이 사건이 이미 진정사건으로 처리되어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검사는 사전에 이미 진정사건으로 바꾸어놓고 저에게는 건의하는 척한 것입니다.
화가 치밀어서 저는 다시 검사실로 들어갔습니다. 허락하지도 않은 일을 검사 마음대로 이미 그렇게 처리해놓고 유치한 설득을 하는 척해도 되는 거요?하고 따지자 강 검사는 얼굴이 빨개지더니 아줌마가 원하는 대로 처리하면 될 거 아니오.라면서 얼른 형사사건으로 고쳐 도장을 찍어서 직원을 시켜 아래층으로 보냈습니다.
얼마 후 이 사건 담당자는 강순호 검사에서 갑자기 허철호 검사로 바뀌었습니다. 허검사는 허훈 과장과 고향도 같고 친척이라는 말이 나돌았습니다. 저는 직감적으로 검찰이 허과장의 파렴치한 성추행을 무혐의로 처리하려는 수순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1999년 4월 저는 서울에 위치한 한국성폭력상담소를 방문하여 이 성추행 사건을 상담했습니다. 그리고 상담소는 충주검찰청에 진정서를 보냈습니다.)
어느 날 허철호 검사는 한국성폭력상담소에 전화를 걸어 상담소 관계자에게 화난 어투로 무려 네 곳에서 전화가 왔는데 아주 기분 나빠요. 무고로 처리할 수도 있소. 당신들 다 불러서 조사를 한다면 다 내려와야 되는 거요. 알겠소?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검찰이 이런 식으로 피해자 측에 으름장을 놓는 현실은 수사를 하기도 전에 가해자의 손을 들어주려는 적반하장의 의도를 훤하게 내보인 꼴입니다.
김득호 계장은 농담조로 물어
저는 허철호 검사를 다른 검사로 바꿔달라는 진정서를 대검찰청에 냈습니다. 대검에서 충주지청으로 진정서를 내려 보냈습니다. 얼마 후 충주지청 김득호 계장이 조사 받으러 오라고 전화했습니다. 1999년 4월 13일 오전 10시에 207호 검사실로 들어가니 김 계장은 사람이 살다보면 뭐 부딪칠 수도 있고 하는 거지 뭐... 어쩌고저쩌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성추행을 그런 개념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그 때 허검사가 계장 옆으로 왔습니다. 계장이 소개하기에 저는 약간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습니다. 허 검사는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하더니 곧 바로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공갈, 협박, 성폭행에 대해 단어의 뜻을 말해보시오. 김 계장이 물었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계장은 트집만 잡았습니다. 저는 이것을 짐작하고 밤을 새워 진술서를 만들어 왔다고 말하고 계장 앞에 내놓았습니다. 계장은 보지도 않고 다 보았다면서 딴청만 피우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화가 나서 계장의 얼굴을 응시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단어 뜻만 물었습니다. 저는 당신이 조사를 할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 진술서를 좀 성의 있게 읽어봐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다 봤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고 그는 얼렁뚱땅 쓸데없는 말만 되풀이하며 진정서는 어디어디에 보냈느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변호사가 감사원과 대검찰청에 보내라 해서 두 곳만 보냈습니다.하고 말하니 그는 국고 낭비일 뿐이다라면서 화를 냈습니다.
그는 진술서를 갖고 검사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조금 후 검사가 진술서를 갖고 나오며 뭐, 이게 아닌데... 어쩌고 하면서 서성대다가 진술서를 계장에게 주고 힘없이 돌아갔습니다. 계장은 진술서에 도장을 찍고 조서를 타이핑해서 읽어본 다음 이름을 쓰라고 했습니다. 제가 잘못된 곳이 많아 지적을 하니 그는 괜찮아요. 용어가 달라서 그렇다고 말해서 그냥 내버려두었습니다.
1999년 7월 15일 오후 1시 30분경 김 계장이 다시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김 : 이것으로 허과장을 처벌해달라는 것입니까?
저 : "그렇습니다.“
김 : 여기서 안 끝나면 계속할 것입니까?
저 : 그렇습니다.
김 : 진정서 쓸 때 누구의 도움을 받았나요?
저 : 제가 썼습니다.
김 : 허과장이 차안에서 여관에 가자고 했나요?
저 : 그렇소. 진정서 8페이지를 보시오.
김 : 목에 키스를 할 때 본 사람이 있나요?
저 : 갑자기 당한 일이라 놀라 황망히 버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김 : 왜 키스할 때 뺨을 한 데 후려갈기지 그랬어요?
저 : 경험이 있었으면 그렇게 했을 것이오. 그러나 처음이고 놀라 황망히 버스 안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저는 이 나이가 되도록 그런 일을 당해본 적이 없습니다.
김 : 지금도 독신입니까?
저 : 그렇소. 저에겐 너무 치욕적이었습니다. 정신적 고통이 얼마나 컸는지 모릅니다. 민원을 맡은 공무원이 정당하게 할 일은 안하고 이런 행동을 할 수 있습니까?
김 : (이 대목을 컴퓨터에 적지도 않고) 담배 한 대 피워도 괜찮겠습니까?
조사가 시작된 지 1시간 20분이 지났지만 이런 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검사님한테 조사를 받고 싶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계장은 그렇게 해달라고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오.라고 말했습니다. 대질신문은 누가 하나요? 제가 물으니 계장은 자기가 한다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화가 나서 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와 버렸습니다.
허철호 검사, 신문하면서 기록도 안해
조금 후에 허철호 검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허검사에게 검사님을 바꿔달라고 했는데 안 바꿔주었습니다. 이제 검사님을 만나 뵙게 되었으니 정말로 공정한 조사를 해주시기 바랍니다.하고 말했습니다. 허검사가 질문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공갈에 대해서 묻고, 뺏긴 것이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계장에게 대답한 것과 꼭 같이 대답했더니 검사는 공갈 협박은 성립되지 않는다.면서 덮어버렸습니다. 제가 아까 계장님은 협박은 인정이 된다고 하셨는데요?하고 말했더니 허 검사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다른 질문을 했습니다. 검사는 목에 키스할 때 본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김 계장에게 대답한 대로 답변했습니다. 검사는 왜 올라가서 바로 고소를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그 때는 너무 놀라서 정신이 없었고 또 일도 안 끝났으며 나중에 해도 되는 일이 아니오?라고 대답하자 검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제 사건에 관한 서류뭉치를 가지고 옆방으로 갔습니다.
조금 후 그 서류뭉치를 다시 들고 들어와 앉아서는 서류뭉치를 펴지도 않고 그 위에 두 손을 얹어 놓은 채 말로만 질문을 하더니, 또 그 서류를 들고 옆방으로 갔다가 왔습니다. 그 방에는 허과장이 와 있었습니다. 허검사와 허과장은 이미 만나서 서로 자기들의 각본을 짜 맞추고 있었던 것입니다.
허검사는 그런 식으로 조사를 하면서 성추행도 성립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사건을 종결지을 태세였습니다. 도대체 검사가 장난을 하는지 공무를 집행하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조사가 다 끝났다면서 김 계장을 쳐다보며 대질신문을 해야 하는데 직접 만나는 것보다 PC를 통해서 몇 마디 간단하게 물어보는 게 더 낫지 않겠소?라고 말했습니다. 계장은 허검사를 쳐다볼 뿐 아무 말도 않고 있었습니다.
그 때 허과장이 바로 옆방에 와 있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허 검사가 그 방의 허과장에게 서류뭉치를 들고 찾아가 서로 상의하고 돌아오는 것을 제가 보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왜 그런 식으로 합니까? 본인이 와 있는데 본인을 부르세요.라고 언성을 높이자, 계장이 그때서야 마이크로 허훈 과장을 부르고 그가 금방 들어왔습니다.
허철호 검사가 허과장에게 누가 먼저 만나자고 했느냐?고 물었습니다. 허과장은 정선숙이 먼저 만나자고 말했습니다.라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검사가 그냥 넘어가려고 해서 저는 허과장이 1998년 10월 30일 새벽 6시 20분 전화로 저에게 일찍 내려와 구인사로 놀러가자고 했지 않았느냐?고 물었습니다. 허과장은 검사의 얼굴만 쳐다보며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저는 그 때 전화하신 것 우리 집에 녹음이 돼 있어요.하니까 허과장은 말을 바꿔 제가 그 시간에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검사에게 지금 허과장이 얘기한 것 들으셨습니까?하고 확인하자, 검사라는 사람이 어이없게도 내가 누가 먼저 만나자고 했느냐 했지 누가 먼저 전화를 했느냐고 했소?라고 말했습니다. 유치하기 짝이 없는 말꼬리 씨름이었습니다. 제가 그 말이 그 말 아닙니까?라고 묻자, 검사는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다음은 검사와 허과장의 질문 답변 내용입니다.
검 : 차 속에서 여관에 가자는 등의 말을 했습니까?
허 : 여관 얘기는 안 했습니다.
검 : 그러면 유부녀들과 회포를 푼다는 말은 했습니까?
허 : 안했습니다.
검 : 부인이 아픕니까?
허 : 그렇습니다.
검 : 그럼 유부녀들을 만났습니까?
허 : 네. 가끔 만나 술 한 잔씩 했습니다.
검 : 대합실에서 정선숙의 목에 키스를 한 적이 있습니까?
허 : 없습니다.
허과장은 검사 앞에서 모든 혐의 사실을 부인하고 오히려 이 여자가 저를 꼬아 넣으려고 합니다., 제가 저 여자한테서 시달림을 많이 받았습니다.라고 터무니없이 거짓말을 하면서 구명도생의 비굴한 행위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허철호 검사는 1999년 7월 29일 허과장에 대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은 혐의 없음, 추행유인 미수도 혐의 없음, 강제추행도 혐의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짓고 말았습니다. 저는 이미 예감은 했지만 이렇게 범행을 감싸주는 대한민국 검찰이 너무나 한심스러웠습니다.
이어서 저는 1999년 8월 31일 대전고검에 항고했으나 기각됐습니다. 그래서 1999년 9월 4일 대검찰청에 재항고장을 제출했지만 다시 기각되고 말았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간부의 기상천외한 발언
성추행 피해자인 저는 검찰에 고소한 것과는 별도로 1999년 4월부터 한국성폭력상담소를 3번 방문하여 이미경 부소장과 상담했습니다. 처음에 이 부소장은 큰 사건을 만나 상기되는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다른 시민단체들과 연대해서 잘 해보자면서 상담소 자랑을 늘어놓았습니다.
저는 이미경 부소장(현소장)과 두 번째 만나 검찰에 제출했던 사건 진술 내용을 써 주었습니다. 이 부소장은 저와 단둘이 만난 자리에서 왜 그 과장(허과장을 가리킴)과 엔조이나 해보지 그랬어요.라며 저를 딱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심히 불쾌한 표정으로 이 부소장을 쳐다보며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요? 어디에 남자가 없어서 그런 도둑놈하고 엔조이를 한단 말이오?
하고 쏘아 붙였습니다. 그러자 이 부소장은 합의를 보세요, 합의를 보세요.라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세 번째 이미경 부소장을 만났을 때도 보자마자 합의를 왜 안 보느냐? 합의는 내가 주선해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것이 단순한 추행사건이라면 합의가 아니라 사과만 받고 끝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은 큰 비리 사건에 연루된 핵심 인물이자 피의자입니다. 공무원이 도둑질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저지른 성추행인데 어떻게 합의를 보겠습니까? 이일은 절대로 그렇게 처리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라고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이 부소장은 돈이 얼마나 많기에 그러세요?하며 멸시하는 눈초리로 저를 쳐다보았습니다.
성폭력을 구제하는 상담소 부소장이 이런 말을 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저는 크게 실망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일로 충주에 내려갔다가 충주환경연합 사무실에 들르게 되었고 거기서 그런 사정을 얘기하게 되었습니다. 환경연합 박일선 실장은 한국성폭력상담소에 전화를 해서 강력히 항의한 모양이었습니다.
얼마 후 한국성폭력상담소장 최영애(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씨가 저를 불러 이미경 부소장과 한 자리에 앉았습니다. 최영애씨는 충주환경연합에서 항의를 받았는데 이일을 저더러 잘 무마해달라고 부탁했으며, 제가 있는 그 자리에서 이 부소장에게 사실여부를 확인하자 이 부소장은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숙인 채 말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최영애씨는 이 부소장에게 화를 내며 이 사건은 당신이 책임지라고 말하고 나가 버렸습니다. 이 부소장은 엘리베이터 앞에까지 나와서 환경연합 박실장에게 말을 잘 해 달라고 저에게 사정하는 것이었습니다.
비리에 연루된 공무원에게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가 검찰에서는 무성의한 수사를 받고 성폭력상담소에서는 희롱을 당하는 이런 꼴이 우리나라 말고 세상 어디에 또 있겠습니까? 제2, 제3의 정선숙이 또 다시 나오지 말란 보장이 있을까요?
검찰은 저의 성추행 피해 사건을 엄정하게 수사하여 가해자를 처벌해야 합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피해 여성의 입장에서 활동하셔야 합니다. 여성이 성폭력의 위험에서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가 하루 속히 오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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