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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언론에 바란다(순천만국립공원 지정에 관한) 등록일 : 2008-06-25 15:45

▨ RE:언론에 바란다(순천만국립공원 지정에 관한)

시청자님이 남겨 주신 의견 잘 보았습니다.

여수MBC 담당 취재기자 연락처를 남기오니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011-647-6352

감사합니다.

▨ 언론에 바란다(순천만국립공원 지정에 관한)

순천만국립공원지정에 관한 보도가 심심찮게 등장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질문을 던진다. “국립공원 지정 문제는 어떻게 진행 되어 갑니까? 장, 단점이 있을 텐데 그것이 무엇 입니까?” 아마도 순천만 보전운동을 오랫동안 해온 사람으로서 뭔가 깊은 내용을 알고 있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작용했기 때문에 나에게 이런 질문들을 던지리라 생각된다.

어떤 분은 보전적 관점에서도 순천만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니 보전운동 하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국립공원 지정을 찬성해야 옳지 않느냐며 의혹의 시선을 던지시는 분도 있다. 그것은 아마도 “신중하고 세밀하게 백지상태에서 출발하여 결정 할 문제”라는 나의 신중론이 근본적으로 국립공원지정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순천만 국립공원 지정에 관한 의견은 오래전부터 있었던 사실이다.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기 전인 1999년 3월 12일 순천대학교 지역개발연구소에서 발간한 순천만 생태계 조사 용역 최종 보고서 300쪽과 301쪽에 자세한 내용이 기술 되어 있다. 그 내용 하나를 인용하면

『생태관광지를 순천시에서 독자적으로 조성할 것인지 아니면 국립공원으로 조성할 것인지 등에 관한 방안은 국립공원관리공단 등과 협의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순천만의 면적이 독립적인 국립공원을 조성하기에는 면적이 아주 협소하므로 주변의 해상국립공원과 연계하여 생태자원화 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즈음 국립공원지정문제가 주민들 간에 회자되면서 강력한 반발을 샀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결국 2003년 12월 31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 되었고 2006년 1월 람사습지로 등재 되었다. 이 때 마다. 주민들의 동요가 있었다. 그 이유는 재산권이나 전통적 생활의 제약이 우려되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세월이 흘러 2008년이 된 지금, 순천만 습지는 잘 보전된 생태계와 잘생긴 몸매로 우리나라 습지로서는 최초로 문광부에 의해 명승 41호로 지정되었다. 뿐만 아니라 경관과 생태의 우수성이 국내외로 알려지면서 수많은 관광객이 끊임없이 찾아드는 생태관광지로서 명성을 얻고 있다.

그러나 순천만을 관리하는데 있어서 구조적으로 효율성을 담보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 일예로 순천만습지보호지역은 국토해양부 관할이고 방조제 넘어 해변 육지의 경작지는 순천시 관할이다. 순천만의 유선 운행 허가나 불법 어로 등의 단속은 여수해경이나 해수청에서 담당하고 어선관리는 순천시에서 한다. 또한 순천만습지보호지역 일부인 벌교 호동 인근의 갯벌은 보성군 관할이다. 멸종위기종에 대한 보호는 환경부에서 담당 한다. 그러나 생태권은 하나가 아닌가? 순천만에서 서식하는 흑두루미, 큰고니, 검은머리갈매기, 검은머리물떼새 등의 천연기념물이나 국제보호종인 조류들로서는 하나의 생태권에 살면서 상황에 따라 행정구역을 넘나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적 관활 구역이 다름으로 해서 순천만 관리의 비효율적 측면이 많았던 것 또한 사실이다.

순천만 생태권의 관리적 측면에서 보면 하나의 기관에 통합되어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이것은 국립공원을 염두에 둔 주장이 아니고 생태적 관리의 효율성을 꾀하기 위한 원칙적 측면을 이야기 한 것이다. 자치단체나 관계기관이 생태계보전을 위한 공동의 방안을 마련하고, 시행 할 수 있는 틀을 갖추어 나갈 수 있게끔 중앙정부가 지원하고 유도한다면 오히려 이중 관리로 인한 국비의 절감과 생태계보전의 효율성을 담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방자치의 뜻에도 부합하고 지역의 재정자립이나 창조적 발전 전략의 측면에서도 우수한 생태자원을 지역사정에 맞게 잘 보전하고 관리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국가정책을 유도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안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런 측면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 순천만습지보호지역을 단지 자연공원법 3조 등에 근거하여 국립공원으로 몰고 가려는 인상을 풍기는 것은 장사 잘되는 지역을 정부가 빼앗아 가는 인상을 주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방자치의 재정자립의 뜻에서 뿐만 아니라 순천만 습지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함에 있어서 기존의 국립공원법의 목적인 지정, 보전, 관리, 지속가능한 이용 등의 개념 재정립의 필요성 등 습지의 효율적 보전에 맞지 않는 법적 한계성이 국립공원 법에 있기 때문이다.

국립공원에 관한 규정은 자연공원법에 의해 도립공원이나 시립공원 에도 별 차이 없이 적용된다. 그러나 국립공원을 지정하여 중앙정부가 특별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는 지역의 법을 도립공원이나 시립공원법의 적용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국립공원이나 도립공원 군립공원도 국립공원과 별차이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 스스로 국립공원의 법적 위상을 별것 아니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도사리고 있다. 지면상 다 말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자연공원법의 개정이 필요한 시점임에 틀림없다고 본다.

특히 순천만과 같은 습지보호지역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고자 한다면 더욱 그러하다. 순천만은 생태적으로 지리산이나 설악산 한라산과 같지 않다. 물리적 특성이 또한 현격하게 다르다 이런 다름의 특성을 기존의 국립공원법에 묶어서 도매금으로 처리하려 한다면 이 또한 순천만의 위상을 국가적으로 떨어뜨리는 우를 범하는 것이 된다.

주민의 다양한 의견도 백지상태에서 겸허하게 청취하고 수렴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이는 국립공원법의 목적이 지향하는 지속가능한 이용의 개념에도 부합된다. 1992년 브라질의 리우회의(100여 국가의 정상과 150여 국가의 엔지오가 모인 국제회의)에서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던져진 화두가 지속가능한 개발이다. 지속가능한 개발은 경제,사회적 지속가능, 생태적 지속가능, 법적 제도적 지속가능을 포괄하는 개발의 의미를 담고 있다. 따라서 주민의 전통적 생활은 사회적 지속가능과 그 지역 생물종으로서의 지속가능성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보전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국립공원법에는 이런 점을 감안하지 않은 규제 일변도 이다. 1980년도에 독일의 니더작센주 와덴해 갯벌은 70년대부터 학자들에 의한 보전논의가 시작되어 주민과 합의를 거쳐 1986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까지 15년여의 세월이 걸렸다 한다. 순천만 갯벌 국립공원의 논의도 이에 못지않은 세밀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인가가 없는 국립공원인 산과 사방에서 지천이 흘러드는 순천만과는 물리적 형태가 다르다. 수많은 새들이 바다와 농경지를 오가며 서식하는 동물성이 또한 다르다. 갯벌 생물을 채취하여 삶을 영위해 가는 주민의 생활 방식이 다르다. 따라서 순천만은 여타 국립공원과는 판이하게 다른 환경을 가지고 있다. 이점을 간과한 성급한 국립공원 지정 논의는 오히려 순천만 생태를 훼손할 우려성이 내제 된다 할 것이다.

이런 모든 점을 감안하여 언론은 순천만국립공원에 관한 보도를 심도있게 해야 할 것이며 국가 또한 신중하고 사려 깊은 태도로 순천만 국립공원 지정을 백지상태에서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더 덧붙인다면 국제람사회의 개최와 국립공원지정의 문제를 연관 짓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습지정책이 경부운하와 새만금 갯벌의 무분별한 매립 등으로 국제사회의 빈축을 사고 있는 마당에 순천만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겠다고 선언 하는 것은 오히려 꼼수로 국가 습지정책의 잘못을 위장하려 한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며 순천만이 꼼수에 활용당하는 것도 순천만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것이라 생각되어 좋은 느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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