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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길을 찾는 사색의 여로 등록일 : 2010-12-08 09:14

늦가을 빈 절터로 떠나는 여로는 각별한 여운을 준다. 맑고 고요한 바람을 맞으며 낙엽지는 숲길을 거닐어 멈춘 듯 흐르는 시간을 찾아가는 길은 내 안의 길을 찾아가는 사색의 여로다.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에 자리한 보원사지를 찾아가는 길은 이 계절, 더 깊은 울림을 준다.

처음부터 보원사지를 목적지로 삼아 찾는 이는 드물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왕산 동편 계곡에 조성된, 백제미소로 유명한 마애삼존불상을 보러 온 걸음에 보원사지를 들른다. 그도 그럴 것이 마애불이 위치한 곳에서 불과 2km 떨어진 곳에 보원사지가 자리하고 있어서다.

↑ 불사함을 지키는 고양이

↑ 석탑에 새겨진 팔부중상

↑ 드넓은 보원사지

↑ 절집 감나무와 스님

↑ 법인국사보승탑비

↑ 절터에 자리한 절집

↑ 보원사지 5층석탑

↑ 단풍 든 아라메길

↑ 만추의 보원사지

마애삼존불에서 강당천을 끼고 보원사지까지 이어지는 길은 자동차로 내달리기엔 아깝다. 이 길은 얼마 전 조성된 서산 '아라메길'의 한 코스다. 아라메길이란 바다의 고유어인 '아라'와 산의 우리말인 '메'를 합친 말로, 서산의 아름다운 산과 바다를 볼 수 있는 친환경 트레킹코스다. 아라메길 제1코스인 이 곳은 유기방가옥, 유상묵가옥, 마애삼존불, 보원사지, 개심사, 일락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져 전통가옥과 불교문화의 진수를 체험할 수 있다.

보원사지가 위치한 강당계곡의 특징은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형태의 계곡이며,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이 곳을 무릉동이라 했다. 입구의 좁은 계곡을 지나 복숭아꽃잎을 따라가면 별천지와 같은 마을이 전개되기 때문이다. 이 곳에 서산 마애삼존불상, 보원사지가 있고 주변에 백암사지를 비롯해 많은 암자터가 산재해 있으며 도장바위, 쥐바위, 중사란골, 구낭골, 선돌바위, 성안골 등이 있다. 그 중 중사란골은 승려가 죽으면 화장하던 곳이라 한다. 백암사지는 이 골 안에 99개의 사찰과 암자가 있었는데, 100개를 채우지 말라는 계시를 어기고 백암사를 지어 모두 망했다는 전설이 있다.

보원사 옛 절터는 금방 모습을 보인다. 발굴조사중인 드넓은 절터는 당간지주와 석탑 등이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다. 보원사의 창건연대와 소멸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절터의 규모로 보아 웅장했던 사찰임은 짐작할 수 있다. 예부터 전하는 이야기와 출토된 유물로 보아 보원사는 백제시대 창건된 사찰로 추정되고 있다. 절터에 남아 있는 법인국사보승탑비에 승려 1,000여 명이 머물렀다는 기록이 있다.

1969년에 보원사지의 금당지 남쪽 건물터에서 백제시대(6세기 중엽) 금동불입상이 출토돼 부여박물관에 보관돼 있으며, 1918년 금당지에서 중앙박물관으로 가져간 철조여래좌불상이 학계에서 연구된 결과 통일신라시대의 철불로 알려졌다. 또 1968년에 보원사지에서 출토돼 중앙박물관에 보관된 신라시대 금동여래입상 등이 출토된 사례와, 통일신라말 진성여왕 7년(893)에 이 곳 태수를 역임한 고운 최치원이 남긴 기록문으로 볼 떄 통일신라말 당시에 보원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보원사지 내에 현존한 유물로는 석조(보물 제102호), 당간지주(보물 제103호), 오층석탑(보물 제104호), 법인국사보승탑(보물 제105호) 등이 있다. 이들 석조 유물은 고려 초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을 비롯해 출토된 기타 유물과 문헌 등을 참고하면 이 곳 보원사지는 백제시대에 보원사가 창건돼 통일신라시대를 거쳐 고려 제4대 광종의 국사였던 법인국사가 보원사에 기거하면서 보원사를 크게 중창, 조선시대까지 존치해 온 것으로도 추정되고 있다.

*맛집

보원사지 가는 길목인 용현계곡에 자리한 용현집(041-663-4090)은 어죽을 전문으로 한다. 운산면에 돌솥밥(041-663-4654), 운산가든(041-669-6060) 등 한식을 하는 모범음식점이 몇 있다.

*찾아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서산 나들목에서 나와 32번 국도를 타고 운산 - 지방도 618번 고풍리 - 마애삼존불/용현계곡 - 보원사지에 이른다.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천안 나들목에서 나와 아산 - 예산 - 45번 국도 - 덕산 - 운산(원평리) - 618번 지방도 - 고풍리 - 마애삼존불 - 용현계곡/보원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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