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원은 계절이 따로 없다. 형형색색의 아기자기한 관상식물로 꾸며놓은 식물원과 달리 일년 내내 생명력을 이어가는 나무들이 제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민족의 명산 금강산도 제 모습을 보려면 겨울에 가라는 말이 있다. 수목원도 겨울철이 특히 운치 있다. 하얀 눈이라도 베이스로 ‘조금’ 깔려주면 좋으련만 어쨌든 상관 없다. 경기 파주에 자리한 벽초지문화수목원(www.bcj.co.kr)에도 겨울의 낭만이 가득하다.
■들로 내려온 수목원
국내 대부분 수목원은 산을 끼고 있다. 웬만한 넓이의 평지는 농경지 또는 주택으로 이용돼 나무가 자랄 여지가 없는 까닭이다.
그런데 벽초지문화수목원은 평평한 들에 있다. 약 4만평의 공간에 관목·교목은 물론 야생화 등 1400종의 식물이 아름다운 조경과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언덕은커녕 오르막도 거의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수목원의 출발은 약 7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곳의 절반은 피혁공장 터였다. 그리고 나머지는 공장 소유주가 별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조경을 시작했다. 그러나 1996년 현재의 박정원 사장이 인수하면서 변신을 시작했다. 공장 터를 모두 헐어내고 전국 각지에서 소나무를 구입해 새로 꾸몄고. 온실도 새로 만들었다. 10년 간의 공사 끝에 2005년 9월 15일 수목원으로 탄생했다.
■벽·풀·호수가 있어 벽초지
수목원의 겨울 풍경은 수목원 한가운데를 차지하는 호수 ‘벽초지’가 대표한다. 기본 색깔은 옅은 갈색이다. 얼어붙은 호수면까지 늘어진 수양버들. 물에서 자라는 부채붓꽃·미나리아재비·동의나물과 꽃을 떨군 연잎 등은 모두 한 색이다.
사각형의 호수는 후양버들의 호위를 받으며 파련정이란 이름의 정자. 귀퉁이에 통나무를 엮어 배부른 다리로 만든 무심교. 호수 한가운데 둥그렇게 몰려있는 연꽃 군락지 연화원. 나무 데크로 호수를 가로질러 연화원에 이르도록 만든 수련길 등이 어우러져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작은 숲속 거니는 산책길
벼루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흑오석으로 지어진 입구를 지나면 10~20m 높이의 소나무 150여 그루가 멋진 조경을 이룬다. 이 길을 따라 식물원 본관 뒤로 산책로가 이어진다. 오른쪽에는 수십년 된 아름드리 나무가 하늘을 가리고. 왼쪽으로는 벽초지가 따라온다.
이 길을 지나 숲속 별장 지대로 들어서면 70년 사람의 손때가 물씬 묻어난다. 잘 다듬어진 돌길을 따라 키 작은 음지식물과 소나무·느티나무 등이 싱그럽다. 수천 평은 됨직한 잔디광장을 지나면 작은 나무 터널이 나타난다. 주목터널로 연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길이다.
■80여 종의 허브가 자라는 그린하우스
둥그런 유리 온실은 지금 여름이다. 300평 규모에는 라벤더를 비롯해 로즈메리·베고니아·문라이트 등 80여 종의 허브가 경쟁적으로 향기를 내뿜고 있다. 한가운데 예쁜 분수를 중심으로 허브와 관상식물. 석류·밀감 등 유실수들이 주위를 두른다.
입구 한쪽에는 작은 화분에 담긴 허브들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벽초지 옆에 자리한 2층 건물에는 지하에 갤러리. 1층에는 카페와 기프트 숍. 2층에는 허브를 이용해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등이 자리하고 있다. 031-957-2004.
■가는 길=자유로를 이용해 문발인터체인지(IC)에서 일산을 통과해 광탄 삼거리에서 좌회전한 다음 방축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도마산초등학교를 찾으면 바로 앞이 수목원이다. 또 통일로를 이용해 벽제교차로에서 우회전한 뒤 다시 고양동 삼거리에서 좌회전해서 보광사 방향으로 가면 된다. 고양동 삼거리에서 약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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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초지문화수목원, 나뭇가지 사이의 겨울연가 (일간스포츠) 등록일 : 2006-12-15 22:29
4만평에 다리·정자 운취 연꽃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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