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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으로 즐기는 겨울 담양 여행 등록일 : 2008-01-15 09:04
새해 첫 여행은 담양이다. 빠르게만 돌아가는 세상에서 조금은 여유롭게 시작하고 싶어서다. 눈 쌓인 도시에서 소박한 대나무 향이 묻어나는 곳 담양으로 길을 떠난다. |
겨울 담양은 특히 시간을 내서 천천히 정성 들여 둘러보아야 한다. 부러 구불구불 낸 길 위에서, 눈 덮인 작은 외나무다리를 건너면서 지금까지의 인생을 되돌아본다. |
담양은 대나무의 도시다. 굳이 인공으로 조성된 대나무 숲을 찾지 않아도 도시 전체가 대나무 천지다. 우리나라의 대나무 서식지 중 약 70%가 담양에 있단다. |
[Day 1] 대나무 숲 바람에 울다 대나무박물관 -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 대나무골테마공원 - 담양호 드라이브 |
담양 여행의 첫 코드는 대나무다. 시작은 대나무박물관. 박물관 입구에 보이는 삐쭉삐쭉 뻗은 맹종죽, 오죽, 분죽, 국죽, 삼각죽 등을 보며 대나무의 생김새를 비교해 본다. |
담양 주민이 정성 들여 가꾼 지 40여 년. 이제 이 메타세쿼이아 길은 담양에선 없어선 안 될 명물이다. 드라이브를 하려면 학동마을 입구에서 오른편 옛 길로 빠져야 한다. 같은 24번 도로지만 새로 난 길이 나란히 뻗어 있다. |
지난 여름에 울창하게 자라나 하늘을 가렸을 나무 터널은 이제 잎이 다 떨어져 뾰족한 가지만 남았다. 겨울 풍경이 쓸쓸할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허전하기보다는 또 다른 낭만이 느껴진다. 고즈넉한 오후의 햇빛을 가르는 나무를 바라보면 기분이 말랑말랑해진다. |
잠시 내린 싸락눈과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그리고 그 끊임없는 대숲의 서걱거림. 시인이 돼볼까. "대숲을 제대로 느끼려면 파릇한 봄이나 여름보다 눈보라 치는 겨울이 제격이여. 그 아름다움에 넋이 나가 내가 예서 이러고 있잖여. 대나무 숭그는 일이 내 인생 최고의 기쁨이지잉." 흰 수염 가득한 얼굴로 넉넉하게 웃는 신복진 씨가 말한다. |
낭만의 여세를 몰아 첫째 날은 담양호 드라이브로 마무리한다. 대나무공원에서 나와 순창 방면 29번 도로를 타면 메타세쿼이아 길이 다시 연결된다. |
Travel Point - 영화, 드라마, CF의 단골 촬영지 |
담양은 빼어난 풍경 덕에 일찍부터 영화와 드라마 CF의 촬영지로 선호돼 왔다. 드라마 <다모>에서 하지원과 김민준의 첫 회 격투 장면은 삼인산 대나무밭에서 찍었고, <여름향기>에서 송승헌과 손예진이 대나무에 쓰인 낙서를 웃으며 읽는 장면은 대나무골테마공원에서, 영화 <스캔들>의 조선 상류 사회 장면을 연출하는 데는 소쇄원이 배경이 됐다. 이밖에 영화 <와니와 준하>에서 김희선이 아버지와 함께 차를 타고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지나는 장면, <청풍명월>에서 최민수와 조재현이 맞닥뜨리는 장면도 담양의 대숲이 배경. |
담양은 예술의 도시다. 전문 예술인뿐 아니라 담양 사람은 대부분 구성진 소리 한 자락씩은 할 줄 알고 남도풍의 글을 쓰거나 흙을 빚어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
대덕면에는 한국 여성과 결혼해 이곳에서 벌꿀 밀랍 초를 만드는 독일인 빈도림 씨가 있고, 논 흙으로 우스꽝스러운 표정의 토우(土偶)를 만드는 농사꾼 예술가 송일근 씨도 있다. |
담양 여행을 할 때 여행자가 흔히 저지르기 쉬운 실수가 바로 이 '정자 구경'이다. 사람들은 정자 그 자체에 목적을 두고 찾아간다. 하지만 밖에서 바라보기만 해서는 진정한 정자의 의미도, 멋도 느낄 수 없다. 신발을 벗고 정자에 올라 안에서 밖을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다. |
[Day 2] 담양에서 예술가 되다 빈도림 꿀초 만들기 - 허허공방 -광주호 드라이브 - 소쇄원 - 카페촌 |
조금은 특별한 체험을 해본다. 대덕면 문학리 옥천골에 참 재미나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독일 남자 빈도림 씨, 한국 여자 이영희 씨 부부다. |
천연 재료를 쓰고 전 과정을 수작업으로 하기 때문에 값은 좀 비싸지만 그 독특함에 반한 사람이 많아지면서 담양군 특산물 리스트에도 올랐다. 흥미로운 벌꿀초 만들기는 체험도 가능하다. 다섯 명 정도가 막대초 두 자루와 대나무초 하나씩을 만드는 데 15만원 정도. 또는 1만원짜리 세트를 사 가지고 집에 가서 해볼 수도 있다. 벌꿀 냄새 은은한 초 만들기를 해본 다음엔 '허허공방'을 찾는다. 달이 뜨면 그 마을 산자락이 달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형세가 된다고 해서 무월리라는 이름이 붙은 마을에 송일근 씨가 산다. 자칭 농부라고 말하는 그를 사람들은 도예가라고, 토우 작가라고 부른다. 옛날 외가처럼 정감 있게 지어진 흙집은 그가 직접 만든 작품. 집 뒤에는 너와집 모양의 전시 공간도 있다. 세상사 그저 웃으며 살자는 뜻에서 이름도 허허공방이다. |
길과 대문, 집 안과 밖의 구분이 없는 그 집에는 유독 입이 찢어져라 헤벌쭉 웃고 있는 토우가 많다. 논 흙으로 만든 거칠고 투박한 녀석들이지만 그 얼굴을 보면 웃지 않고 배길 수가 없다. 본채 앞에 둥글게 생긴 흙집은 7년째 짓는 중. 앞으로 찻집으로 만들 예정인데 언제 완성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농사하는 틈틈이, 토우 만드는 틈틈이 짓기 때문이다. 세월아, 내월아~ 오후의 드라이브는 포도로 유명한 고서면에서 시작한다. 8km에 이르는 배롱나무길이다. |
배롱나무는 아직 더 커야 하지만 뒤틀린 몸체와 그 너머로 펼쳐진 눈 덮인 들녘을 구경하면 가는 길이 재미있다. 887번 지방도를 따라 식영정과 가사문학관, 소쇄원을 둘러본 후 약이 되는 차 메뉴가 가득한 카페촌에 들러 따끈한 차와 함께 겨울 담양의 낭만을 즐겨본다. |
Travel Point - 광주호-가사문학관 887번 지방도 카페촌 |
고서면에서 광주 방면 887번 지방도를 따라 담양 카페촌의 눈 내리는 겨울밤의 낭만을 즐겨본다. 광주호를 중심으로 20여 개의 카페가 모여 있다. 가사문학관 입구 한옥 지붕의 카페 '보리와 이삭'(061-381-9333)에서는 매월 셋째 주 일요일에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누룩과 보리밥을 삭힌 후 차게 마시는 새콤달콤한 단술을 꼭 맛볼 것. 뒤편에 이웃한 '물소리 바람소리'(061-381-3340)는 몸에 좋은 약차를 내놓는다. 박하차, 연잎차, 금귤차, 애기사과차 등 서울에서 맛보기 힘든 차가 많다. |
설탕이나 꿀 대신 계피나 감초로 단맛을 낸 것이 특징. 광주호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해바라기'(061-381-6667)에서는 웰빙 꽃새싹밥을 맛볼 수 있다. |
은은한 향 속에 대나무 냄새가 난다. 초겨울까지 피는 하얀 차 꽃을 따다 냉동시키고, 연둣빛 거품이 풍성한 말차 위에 띄워 먹는 맛은 오로지 담양에서밖에 경험할 수 없다. 간단한 다기 세트를 보자기에 묶어 들고 마을마다 하나쯤 있는 정자 위에 올라본다. 눈이라도 올라치면 신선이 따로 없다. 담양은 맛의 도시다. 최고의 맛으로 치는 남도 음식 중 그 중심지가 바로 담양이다. 마음이 더욱 흐뭇한 것은 소문난 음식점 중에는 2대, 3대를 이어 내려오는 곳이 많다는 점이다. 담양에서는 꼭 떡갈비와 대나무요리를 먹어봐야 한다. 부드러운 육질에 감칠맛 나는 양념을 정성껏 해서 숯불에 구운 떡갈비와 식당 앞 대숲에서 금방 잘라 온 대나무통에 고슬고슬 밥을 지은 대통밥, 죽림에서 자란 닭으로 요리한 죽계찜까지. |
웬만한 미식가는 혀를 내두른다. 음식점 외관의 허름함을 보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오로지 맛만으로 몇십 년을 버텨온 식당들이니까. 담양의 소문난 맛집에서 음식을 먹는 것은 곧 장인의 철학을 먹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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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민박집 큰 창 너머로 보이는 삼인산 해돋이를 보고 따끈한 온천탕으로 향한다. 역시 겨울에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온천이 제격이다. 금성산성 아래 자리한 담양온천리조트가 주로 여행자가 찾는 곳이라면, 지난해 문을 연 읍내 대나무온천탕은 담양 주민이 즐겨 가는 곳이다. 이곳은 오로지 대나무로만 만든 국내 최초의 대나무 테마 온천탕. 문을 열고 들어서면 진한 대나무 목초액 냄새가 풍긴다. 댓잎 향, 차 향 은은히 풍기는 죽엽죽로탕에서 커다란 대나무 통발에 대나무 숯 가득 넣어 띄워놓은 대나무숯탕, 무좀·아토피·중풍·비듬 제거에 효과가 있다는 죽초맥탕, 대나무산소찜질방까지 그야말로 온천탕에서 죽림욕을 하는 셈이다. 위층에는 역시 대나무를 테마로 한 다양한 찜질방 시설이 마련돼 있어 제대로 대나무의 기운을 받을 수 있다. |
시원하게 온천욕을 즐기고 나면 출출해진 배를 채울 차례. 기쁘게도 담양에는 맛있는 음식이 많다. 굳이 꼽으라면 떡갈비와 대나무통밥, 암뽕, 한정식 등. 부드러운 1등급 한우 갈빗살에 양념이 잘 배도록 칼집을 넣어 갖은 양념에 재워 여섯 시간쯤 숙성시킨 후 숯불에 구워낸 것이 떡갈비. 달착지근한 양념에 애써 씹지 않아도 입에서 살살 녹으니 그 맛이 기막히다. 떡갈비를 먹고 난 후에는 한우 뼈를 우려낸 담백한 육수에 미꾸라지를 넣어 한소끔 끓여낸 죽순추어탕으로 마무리한다. 갈비와 추어탕, 어찌 보면 잘 어울리지 않을 듯한 두 음식이 얼마나 궁합이 척 들어맞는지는 먹어본 사람만이 안다. 대통밥은 갓 잘라내 대나무 향 고스란히 간직한 대나무통에 오곡과 은행, 밤, 대추, 숯 한 조각 등을 넣어 압력솥에 쪄낸다. |
대통밥을 먹을 땐 일단 향긋하고 구수한 냄새를 즐긴 후, 고슬고슬 윤기 나는 밥에 토하젓 한 젓가락 얹어 먹어야 딱 제 맛이다. 여기에 죽림에서 뛰놀던 실한 토종닭을 인삼, 숯, 대추, 황기, 당귀 등 갖가지 한약재와 함께 커다란 대나무통에 넣어 쪄낸 대나무통토종닭은 추운 겨울을 건강하게 나기 위한 기특한 보신 요리다. 오랫동안 숙성시킨 대통술 한 잔 곁들이는 것도 잊지 말 것. 달착지근한 양념에 애써 씹지 않아도 입에서 살살 녹으니 그 맛이 기막히다. 떡갈비를 먹고 난 후에는 한우 뼈를 우려낸 담백한 육수에 미꾸라지를 넣어 한소끔 끓여낸 죽순추어탕으로 마무리한다. 갈비와 추어탕, 어찌 보면 잘 어울리지 않을 듯한 두 음식이 얼마나 궁합이 척 들어맞는지는 먹어본 사람만이 안다. 대통밥은 갓 잘라내 대나무 향 고스란히 간직한 대나무통에 오곡과 은행, 밤, 대추, 숯 한 조각 등을 넣어 압력솥에 쪄낸다. 대통밥을 먹을 땐 일단 향긋하고 구수한 냄새를 즐긴 후, 고슬고슬 윤기 나는 밥에 토하젓 한 젓가락 얹어 먹어야 딱 제 맛이다. 여기에 죽림에서 뛰놀던 실한 토종닭을 인삼, 숯, 대추, 황기, 당귀 등 갖가지 한약재와 함께 커다란 대나무통에 넣어 쪄낸 대나무통토종닭은 추운 겨울을 건강하게 나기 위한 기특한 보신 요리다. 오랫동안 숙성시킨 대통술 한 잔 곁들이는 것도 잊지 말 것. |
Travel Point - 대나무요리 |
담양의 이름난 요리에는 대나무가 빠지지 않는다. 최근에는 카페인이 없다는 댓잎차가 인기 있고, 도시 여기저기에 대통밥집이 생기고 있다. 대나무는 하나도 버릴 게 없다. |
덕인관 |
대통밥떡갈비정식을 주문하면 담양의 3대 음식으로 꼽히는 떡갈비와 추어탕, 대통밥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 서울 신림동 신림성당 앞에 분점이 있다. |
061-381-3991 | 11:00∼22:00 | 떡갈비 (200g) 1만7000원, 추어탕+대통밥 9000원, 대통밥떡갈비정식 2만6000원 |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읍 삼만리 430 deokinfood.co.kr 업체 상세정보와 리뷰가 궁금하세요? |
죽림원 |
061-383-1292 | 10:00∼23:00 | 대통밥 8000원, 대통찜토종닭 3만5000원, 우렁죽순회 2만5000원 | 전라남도 담양군 월산면 화방리 24-0 업체 상세정보와 리뷰가 궁금하세요? |
명가혜 소리와 놀이가 있는 민박집 담양 여행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숙소. 때문에 읍내 근처 삼다리마을에 자리한 이 아담한 민박집을 만난다면 행운이라 할 수 있다. 주인 국근섭 씨는 차 재배자이자 소리꾼, 그의 아내 김정숙 씨는 담양 가사 문화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다. 손님에게 내주는 두 개의 방은 다실(茶室). 낡은 툇마루를 떼어다 만든 상에는 항상 다기 세트가 준비돼 있어 부부가 정성껏 재배한 댓잎차, 죽로차 등 10여 가지 차를 마음껏 맛볼 수 있다. 옹기와 항아리 뚜껑에 물배추, 국화꽃이 띄워져 있고 방 안 가득 허브 향이 퍼져 마음이 편안해진다. 아침에는 정갈한 담양식 식사를 준비해 주고 밤이면 국씨의 구성진 소리나 김씨의 담양 문화 이야기를 듣는다. |
미리 부탁하면 반나절 정도 김씨의 가이드로 담양의 정자 문화 투어도 떠날 수 있다. '찻잎처럼 스스로 맑고 싶다'는 이들 부부의 소박한 삶이 묻어나 더욱 정겨운 민박집. 추월산 자락에 동그랗게 떠오르는 달을 방 안의 커다란 창을 통해 움켜쥘 수 있는 곳이다. |
061-383-6015, 010-2633-6015 | 1박 5만원, 아침식사 4000원 |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읍 삼다리 159 www.cafe.daum.net/sososun 업체 상세정보와 리뷰가 궁금하세요? |
대나무골테마공원 |
061-383-9291 | 09:00∼19:00 | 입장료 어른 2000원, 학생 1500원, 어린이 1000원, 숙박료 30만원 I 전라남도 담양군 금성면 봉서리 산 51-1 업체 상세정보와 리뷰가 궁금하세요? |
대나무건강랜드 다양한 온천탕과 찜질방 대나무를 테마로 한 다양한 온천탕과 대형 찜질방, 영화관, 피트니스 센터, 수면실을 갖추고 있다. |
061-383-0001 | 24시간 | 온천탕 어른 3000원, 어린이 2000원, 찜질방 가운 1000원 |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읍 백동리 270-3 http://www.bamboohealthland.com/ |
무명
2008-01-15 13:26
담양도 은근히~여행들 많이 가시던뎅..
담양도 은근히~여행들 많이 가시던뎅
무명
2008-01-16 08:44
겨울 담양의 모습도 또~ 멋찌넹..
겨울 담양의 모습도 또~ 멋찌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