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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꺼야 등록일 : 2009-02-07 10:17

담백하면서 낚시 바늘 같은 글, 폼도 잡으면서도 ‘생얼’같은 사진을 찍는 소년의 감성,
‘생선’이라 불리는 그는, 김 동 영


김동영이라는 이름 석 자보다는 ‘생선’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린다. 대학에서 관광경영학을 전공했으나 뭐가 잘못됐는지 곧바로 막막했다.
백수는 되기 싫었고, 그래서 ‘마스터플랜 클럽’에서 허드렛일을 한 것이 인연이 되어, 음반사 ‘문 라이즈’에서 공연·앨범 기획을 했다.
그후, ‘델리 스파이스’와 ‘이한철’ ‘마이 앤트 메리’ ‘전자양’ ‘재주소년’ ‘스위트 피’의 매니지먼트 일을 하면서,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복고풍 로맨스][항상 엔진을 켜둘게][별빛 속에][붉은 미래][부에노스 아이레스] 등의 노래를 작사했으며 MBC FM4U [뮤직 스트리트] [서현진의 세상을 여는 아침] 등 사람들이 잘 듣지 않는 프로그램에서 음악작가 일을 하기도 했다. 그뿐 아니라 ‘아마도 이자람 밴드’에서 드러머로 활동중이기도 하다.
그러던 어느 날, 방송국으로부터 그만 나오라는 통보를 받고 호기롭게 미국행을 결심하기에 이른다. 가진 것은 없었지만 그나마 있는 것을 다 팔아 비행기 표와 미국 전역을 들쑤시고 다닐 자동차를 산 다음, 서른 살이 된 자신에게 선물한다.
이 다이어리는 가질 수 없는 것, 닿을 수 없는 것에 대한 청춘의 몸부림이며 사무치도록 꿈꾸어왔던 것들을 죽도록 따라가는 서른 즈음의 찬란한 기록이다.

에디터S 노트
필자 김동영은 어려서부터 미국 문화를 많이 접하면서 성장했다. (아마도 남들과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미국 문화의 대표격인 대중음악과 영화는 물론 많은 책들로부터의 영향 속에서 좋아하는 것들의 실체를 동경하며 성장했던 그는, 언젠가 미국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어렴풋한 소망 하나를 가슴에 품는다.
그렇게 도착한 미국, 그는 230일의 긴 여행기간 동안 음악을 통해 또는 영화를 통해 알았던 지명들을 찾아 나서며 연필로, 카메라로 하루하루를 기록하기 시작한다.
그런 그의 여행 노트에는 군데군데 물기가 서려 있다. 아마도 쉽지 않은 긴 여정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몸으로 부딪혀야 하는 여행이다 보니 순간순간 바닥을 드러낸다. 육체적이며, 정신적이며 동시에 경제적이기까지 한 바닥. 그 바닥을 기다시피 해서 얻은 결실은 차라리 성스럽기까지 하다.
서른 살을 기념해 떠난 이 여행은 끊임없이 자신에게 말을 걸고, 부지런히 타인에게서 답을 찾으며 자신은 물론 세상과의 화해를 이끌어낸다. 누구나 한번쯤 떠나보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서른 살, 우리는 서른을 맞은 자기 자신에게 어떤 선물을 할 수 있을까?

"생선은 절대 눈을 감지 않잖아요. 그거 알아요? 생선은 눈꺼풀이 없어요. 사실 감지 못하는 게 아니고 감을 수 없는 거죠. 난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눈을 감지 않을 거거든요."

★★

어차피 난 갈 곳을 미리 정해두지 않았기에 길을 잃을 일도 없었다.

하지만 난 바보처럼 자주 길을 잃었다.

망설임이, 불안함이 날 그렇게 만들었다. 정확한 목적지가 있었다면 오히려 찾아가기 쉬울지도 모르지만 목적지가 없었기에 난 길 위에서 항상 망설였고 자주 서성거렸다.

★★★

"가끔 친구들한테서 온 메일을 보면 모두들 바쁘게 살면서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아. 그런데 나만 아무 대책 없이 낯선 곳에서 헤매고 있는 것 같아서 약간 두려워. 적은 나이도 아닌데 여기서 시간을 낭비하는 게 아닌가 하고."

"생선, 넌 지금 이 시간이 낭비라고 생각해? 네 여행은 낭비가 아냐! 이건 아무나 가질 수 없는 특별한 시간이라고!"

'그럴까? 하지만 돌아가서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야. 내가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높이 올라가고 있는 것 같아."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면서 꼭 위로 높아지는 것만이 정답은 아닌 것 같아. 옆으로 넓어질 수도 있는 거잖아. 마치 바다처럼. 넌 지금 이 여행을 통해서 옆으로 넓어지고 있는 거야. 많은 경험을 하고, 새로운 것을 보고, 그리고 혼자서 시간을 보내니까. 너무 걱정 마. 내가 여기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다른 사람들이 너보다 높아졌다면, 넌 그들보다 더 넓어지고 있으니까."

★★★★

손이 차다는 말보다는 그 손을 끌어다 옆에 두는 편이 더 낫다.

보았다는 말보다는 느꼈다는 말이 더 낫다.

지겨워하기보다는 환불을 받는 편이 더 낫다.

침묵하는 습관보다는 말을 적게 하는 습관이 더 낫다.

많은 것을 보기보다는 많은 것을 다르게 보는 눈이 더 낫다.

자신이 열등하다고 믿기보다는 가위 바위 보의 확률을 믿는 편이 더 낫다.

많이 달라진 그를 탓하기보다는 전혀 변하지 않은 내 자신을 의심하는 게 더 낫다.

다리 아파하기보다는 의자에 못을 박는 편이 더 낫다.

사랑하기보다는 사랑받는 편이 더 낫다.

★★★★★

길은 언제나 우리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고 떠나는 건 우리의 진심이야. 돈, 시간 그리고 미래 따위를 생각하면 우린 아무데도 갈 수가 없으니, 네 얼굴을 닮은 꿈과 네 마음을 닮은 진심을 놓치지 않기를.....

★★★★★★

인생은 전쟁터라고 하잖아요.

우린 이 전쟁터를 얼마든지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답니다.

아직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요.

나는 나를 잘 볼 수 없어요.

거울에 비치는 겉모습만 볼 수 있을 뿐이에요.

숨겨진 나의 진가를 비쳐볼 수 있는 거울을 찾아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죠.

그리고 거울에 비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하기예요.

그러면 세상 모든 좋은 것들이 내 것이 될 거예요.

★★★★★★★

커튼을 걷으면 거기 아침이 있었으면

커튼을 걷으면 거기 우리 집이 있었으면

커튼을 걷으면 거기 네가 서 있었으면

커튼을 걷으면 거기 천국이 있었으면

그리고 커튼을 걷으면 거기 밝은 내일이 있었으면.....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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