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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등록일 : 2009-02-16 12:40

열 두 달에 맞추어 매 달 한 가지씩 맛있는 음식을 소개하면서, 녹록하지 않은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여인, '티타'의 인생이 펼쳐진다. 부엌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자신이 만드는 음식으로 사람들에게 마법과도 같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여자다.

그녀의 음식이 특별한 이유는 그 음식을 만들기 위해 어마어마한 노력과 정성이 들어가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음식을 만들 때 그녀가 가졌던 마음이나 감정이 음식에 고스란히 반죽되어서 그 맛을 보는 이는 그녀와 똑같은 감정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티타는 가혹한 운명(하지만, 그 어머니란 사람이 만들어낸 터무니없는 굴레)때문에 사랑하는 남자, 페드로를 언니에게 뺏겨버린다. 하지만, 억누를 수 없는 그 사랑은 티타가 만든 음식에 그대로 담겨, 어떤 말이나 눈빛보다 더 정확하고 생생하게 티타의 애절한 마음을 그에게 전달한다.

티타의 절실한 사랑의 음식을 먹고 변화를 일으킨 것은 페드로뿐만이 아니었다. 티타의 언니인 헤르트루디스는 그 음식을 먹고 자신 안에 감추고 억눌러왔던 불꽃을 되살려낸다. 그녀는 결국 그 불꽃의 뜨거움을 이기지 못해 집을 뛰쳐나가고 훗날 새로운 삶과 사랑을 얻는다.

마치 마법 같은 음식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티타가 요리하는 음식뿐만 아니라 헤르트루디스가 집을 뛰쳐나가기 전 마지막으로 샤워를 한 샤워실에 남겨진 장미향과 소설 말미의 아름답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했던 마법과도 같은 결말까지, 이 소설에는 마법이나 환상처럼 몽롱하면서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또 그 음식이 바로 요리하는 이의 혼과 정성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 소설 속 마법이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고 한번 믿어보는 것도 꽤 즐겁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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