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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신 등록일 : 2009-09-09 11:03
- 부엌신 : 옛 부터 부엌은 집안을 보호하는 곳이라 하여 청결하고 신성하게 다루었고, 불과 물을 다루는 부엌의 신을 '조왕신' 혹은 '불의신' '부뚜막신' 등의 이름으로 모시는 민간신앙이 우리 삶에 넓게 퍼져있었다.-
소설가 양 귀자 씨는 1955년 11월1일 홍대 합정역 근처에 다분히 소설적인 긴 이름의 "어머니가 차려주는 식탁' 이라는 상호의 한정식집을 오픈한다. 그녀는 책의 서두에 상호가 갖는 의미와 가게 운영의 가치를 " 자식에게 가장 좋은 음식을 먹이고 싶어 그 많은 번거로움을 감수하던 어머니들의 마음을 그대로 담아내서 한 끼 밥의 아름다움을 구현해 내겠다는 나만의 주제를 실현하기 위함 " 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은 그렇게 탄생한 가게를 운영하면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와 운영상의 시행착오및 노하우, 직원들과의 관계문제, 그리고 손님을 마주하면서 느끼게되는 다양한 느낌과 생각들을 그녀만의 일관된 시선으로 진솔하고도 따뜻하게 담아내고 있다. 읽어가는 동안, 작가에서 주인으로서 바라보며 겪는 그녀의 다양한 체험과 사유의 자락들을 살펴보는 재미가 여간 흥미롭지 않았다.
본문 내용 중 공감가는 부분들이 있어 여기에 옮겨본다.
" 절실하게 꿈꾸는 일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
" 삶의 내용을 향상 시키려고 노력하는 자에게는 반드시 그만한 대가가 찾아온다는 사실 "
" 내가 판단해서 이만하면 맛이 있다. 라고 생각되면 누가 뭐라해도 그것은 맛이 있다고 믿기로 했다, 그래야 만 맛의 중심을 잡을 수 있다. 언제까지나 제각각인 입맛에 흔들리고 있다보면 [어머니가 차려주는식탁]에 가야만 맛볼 수 있는 고유한 '맛의 개성'을 확보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
" 맛에 대한 충고를 받아들일때, 주인이 중심을 잃으면 그 집만의 개성확보는 요원한 일이 되고 만다. 주인이야말로 자신이 심사숙고해서 선택한 음식점 경영의 주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아니 잘 알고있어야 할 사람이다. "
역시 글쓰기의 노련한 작가답게 한올 한올 세세한 부분까지 놓치지않고 알기쉽게 글로써 잘 표현하고 있다. 그동안 그녀의 글속에서 끊임없이 다루어져왔던 그녀의 개인적가치와 평소의 꿈과 소망을 그대로 유형적인 존재로 현실속에 가시화 시켜 놓은것이 바로 " 어머니가 차려주는 식탁 " 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녀의 그런 가치가 매우 빛나 보이는것은 세상이 아무리 변하거나 바뀌어도 결코 변하지 않는 인간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이고 근본적인 '인간적 마음' 을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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