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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몽 등록일 : 2010-07-26 14:08

책 소개

“우리의 뜨겁고 슬픈 꿈은 어디로 갔을까?“
작가 황석영이 그려낸 숨가쁜 시간의 기록

1995년 6월 29일, 1500여명의 사상자를 낸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멈출 줄 모르고 질주해온 개발시대의 욕망과 그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바로 그 백화점 붕괴사건에서 시작해, 현재 우리 삶을 규정하는 역사적 사건들을 배경으로 수십년에 걸친 남한 자본주의 근대화의 숨가쁜 여정을 담아 낸 황석영의 신작 장편소설. 이 소설을 통해 작가는 남한 자본주의 형성사와 오점투성이의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펼쳐보이고 있다.

3.1운동 직후부터 한국전쟁 군사정변을 거쳐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소설에 녹아 있는 굵직굵직한 사건들과 그 이면의 숨겨진 진실과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그 속에서 서로 얽히고설키는 수많은 인물군상이 맞물려 ‘강남’으로 상징되는 남한 자본주의의 일면을 그려낸다. 숨가쁘게 전개되는 현대사처럼 박진감 넘치게 읽히는 이 소설은 작가의 소설적 구성과 필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으며.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황석영이기에 가능한 대서사이자 강남형성사, 남한 자본주의 형성사이기도 하다.

* 줄거리
제1장 백화점이 무너지다
“나 계약 안해. 느이 사장 불러, 당장 불러!” 박선녀
박선녀는 여상에 진학해서 모델일을 시작하던 중 화류계에 발을 들이며 인생의 전기를 맞는다. 룸쌀롱을 경영하며 부동산 투기를 맛보고 당시 주먹계를 주름잡던 홍양태에게도 주눅들지 않고 나이트클럽까지 꾸려가며 제법 돈을 만질 수 있었지만 세력싸움에 가게가 넘어갈 위치에 처하자 중앙정보부 수사관의 도움으로 나이트클럽을 정리하고 새로 차린 룸까페에서 대성백화점 김회장(김진)을 만나 김회장의 후처로 부유한 상류층 생활을 누리던 중 백화점에 들렀다 난데없이 백화점이 무너지는 사고를 당해 지하에 갇힌다.

제2장 생존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우리는 말이지... 천벌을 받아 마땅하군.” 김진
열 살 때 가족을 따라 만주로 이주한 김진은 헌벙대의 밀정으로 일하다 일본이 패망하자 서울로 돌아와 미군정청 산하 특무기관인 CIC요원으로 취직한다. 김진은 해방공간에서 전평 탄압, 제주 4.3항쟁 진압, 여순항쟁 진압, 박정희 좌익혐의 조사와 구명활동 등 굵직한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간여한다. 미군과 선이 닿아있던 김진은 한국전쟁 후에도 계속해서 현대사의 뒷무대에서 영리한 처신을 거듭하며 살아남고 5.16군사쿠데타 직후 중앙정보부 창설에 간여한 후 군을 떠나 건설업을 시작하고 군사정권과 결탁해 큰 성공을 거둔다. 미군에게 불하받았던 서초동 땅에 아파트와 백화점을 지어올리면서 백화점이 무너지는 1995년까지 순탄하고 부유한 생활을 누린다.

제3장 길 가는 데 땅이 있다
“지금 한강 남쪽 땅값이 얼만지 아십니까?” 심남수
백수로 빈둥거리던 심남수는 어느날 부동산업자 박기섭을 만나 인생행로를 바꾸게 된다. 제3한강교 건설을 앞두고 ‘말죽거리 신화’가 시작되던 때 타고난 수완을 발휘해 갖은 방법으로 돈을 벌고 청와대가 정치자금을 은밀히 마련하기 위해 지시한 부동산 투기를 실행하고 남서울계획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막대한 이익을 취한다. 그리고 70년대 말 특혜분양사건에 휘말리기 직전 정보를 듣고 한국을 떠나고 십년 후 한국으로 돌아와 대학교수로 안정적인 생활을 누리던 심남수는 그날 대성백화점 붕괴현장이 비치는 텔레비전 뉴스 화면을 망연히 바라본다.

제4장 개와 늑대의 시간
“인자 두 번 다시 오먼 니가 내 형여...” 홍양태
광주 충장로파의 홍양태는 이십대 초반이던 60년대 말 상경해 북창동과 무교동 일대에 터를 잡고 호남파 패권시대를 가져오면서 전통적인 주먹의 시대가 가고 사업과 이권을 쫓는 근대적인 폭력조직의 등장이 시작되었다. 폭력조직간의 전쟁으로 교도소에서 출감한 후 강남 호텔 사업을 확장한다. 유신체제가 끝난 뒤 신군부가 사회기강확립을 내세우면서 그들의 전성기도 끝나고, 군사정권 치하의 변화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정치권의 필요에 의해 다시 긴 수형생활에 처해진다. 대성백화점이 무너지던 날 카지노에서 가진 돈을 모두 털리고 동생에게 전화를 건다.

제5장 여기 사람 있어요
“사모님이 다 해줄 수 있단 말씀 다신 하지 마세요.” 임정아
대성백화점 지하 아동복 매장에서 일하는 임정아는 어려운 살림에도 씩씩하게 살아가던 중 백화점 붕괴사고를 당해 박선녀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갇힌다. 임정아의 부모는 혈혈단신 상경해 공사장과 편직공장에서 일하다 살림을 차리고 광주대단지(성남) 사업 소식을 듣고 천막생활을 지작했다가 광주대단지 폭동사건을 한가운데에서 겪고 갖은 고생 끝에 겨우 집이나마 마련한다. 임정아의 어머니는 강남 건설 붐이 일 무렵 파출부로 일하며 힘든 나날을 보내면서도 딸의 첫월급에 행복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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