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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31)은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공론화된 지 11년을 맞는 날입니다.
여전히 피해자 인정과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전남 지역에도 많습니다.
유민호 기자입니다.
◀VCR▶
가습기를 늘 머리맡에 켜두고
잠을 잤던 김수진 씨.
2009년 옥시에서 만든
가습기살균제 사용한 뒤
폐 건강이 빠르게 나빠졌습니다.
폐와 손톱이 새까맣게 변했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습니다.
온몸에서 통증을 느꼈지만,
병명도, 왜 아픈지도 모른 채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향했고
중환자실에서 보냈던 일주일이
아직 생생합니다.
◀INT▶ 김수진 /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옆에서) 사람이 죽어서 나가는 게 귓속에서 정신이 몽롱해 다 들리는데 내 몸이 막 아파서
정신을 못 쓰니깐 제일 힘들었죠. 중환자실에서 너무 무섭고 이러다가 죽는 거 아닌가."
꾸준한 치료와 운동으로
다행히 건강을 회복했지만,
늘 추운 날씨가 두렵습니다.
◀INT▶ 김수진 /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겨울이 되면 제일 무서워요. 감기가 제일 무섭고 저희 가족들은
어린아이들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저를 가장 많이 걱정해요."
가습기살균제 피해가
정부역학조사를 통해
처음으로 알려진 지 11년.
(S.U) "전남 지역에서 피해를 신고한 사람은 모두 167명.
이 가운데 51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순천에서 가장 많은 39명이
피해를 알렸고,
광양과 여수가 뒤를 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김 씨처럼
정부로부터 피해를 인정받은
사람은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SYN▶ 전남환경운동연합
"가습기 살인기업 옥시와 애경은 사지도 팔지도 맙시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광양의 한 대형마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옥시와 애경 등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한 기업에 대한
불매 운동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INT▶ 백양국 / 광양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아직 피해 신고가 7천여 명까지 나와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책이 미흡하고
관련자 처벌이 미흡한 관계로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참사 공론화 11년을 맞았지만,
주요 기업 등 책임자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고,
배상도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만큼,
피해자의 고통은 쉽게 끝나기 어려워 보입니다.
MBC뉴스 유민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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