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어민들이 조직하는 어촌계는
지자체의 인가를 받지만, 자체 규약에 따라
운영되는 자율적인 공동체입니다.
잘 운영되는 곳도 많지만, 계원 간 분쟁에
휘말리는 경우도 많은데요.
여수의 한 어촌계에서는 어촌계장이
공동 관리구역에 파석을 무단으로 매립했다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조희원 기자입니다.
◀VCR▶
여수시 화양면의 한 갯벌.
포크레인으로 파보니
거대한 돌덩이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물에 씻겨나간 부분을 보니,
인위적인 동그란 구멍이 나 있습니다.
건설 현장에서
부지를 다질 때 주로 쓰는 파석입니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이곳은 호미만 대면 바지락이 쏟아지는
황금어장이었습니다.
◀INT▶ 박상록
"여기는 조상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바지락 밭입니다. 주민들이 명절이나 이런 때 바지락을 파서 가정집에서 해 먹고, 동네 세금이나 이런 것을 감당해왔습니다."
하지만 몇 해 전, 어촌계장이
주변 건설 현장에서 돌을 가져와 묻은 뒤로
바지락 씨가 마르기 시작했다고 주장합니다.
마을의 주 소득원이 사라졌지만,
반대하는 주민들은 많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촌계장의 눈 밖에 나면,
하루아침에 제명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마을에는
수협에 가입한 조합원이지만,
정작 마을 어촌계원으로는 활동하지 못하는
주민들이 열 명 가까이 됩니다.
◀INT▶
"우리는 못 하게 해버려. 어촌계장이. 자기 말 안 듣는다고. (어촌계) 회의를 나갔는데 당신은 나가요. 그래."
어촌계장은 수년 전부터 어업권을 놓고
한 마을 주민과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데,
여기에 동참하지 않은 주민들을
어촌계원에서 제명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바지락과 새조개 수가 감소하기 시작해,
갯벌의 저질 개선을 위해
황토와 바위를 묻은 것뿐이라며
억울하다고 밝혔습니다.
◀INT▶ 이희한
"법적으로 투석하고 황토는 저질 개선을 위해 넣게 되어 있습니다. 다른 거 하나도 없고, 그 사람들한테 단돈 10원짜리라도 별도로 받은 거 있으면... 그런 일은 없었어요."
여수시는 민원에 따라
투석된 일부 구간이 공유 수면인 것을 확인해
불법 매립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지만,
어촌계의 운영에 대해서는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
결국 바지락 터를 빼앗긴 주민들은
개인적인 법적 소송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MBC NEWS 조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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