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ＡＮＣ▶
세계 인권 선언일을 기념해
광주에서 작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5·18로 고통 받아온 사람들이
자신의 상처와 직면해
사진 작품을 만들어냈습니다.

김인정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ＶＣＲ▶

무심히 흘러가버린 33년 동안
똑바로 바라볼 수 없었던 옛 도청.

상처와 공포로 얼룩졌던 그곳이
빛 아래 담담히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5. 18 유공자 9명이
자신의 상처 앞에 스스로 서기 위해
주름이 깊이 팬 손에 카메라를 들고
도청 앞을 찾았습니다.

◀ＩＮＴ▶
정홍섭/ 5.18 유공자 19 14 20
"사진을 찍기 위해 저 장소에 가서 솔직히 더 아팠어요. 그러나 사진 찍고 울음도 나오고 머리에 다시 떠올라오고 그랬습니다."

도저히 인정하고 싶지 않아
그동안 회피하고 외면해왔던
무차별 폭행과 끔찍한 고문의 기억들.

되살려 마주하는 일은 녹록치 않았지만
한 유공자는 이제 장애인을 위해
운전하는 일로 직업을 바꿀 정도로
주변 아픔에까지 민감해졌습니다.

◀ＩＮＴ▶
조양배/ 5.18 유공자 18 37 00
"전같으면 제가 장애인들을 잘 이해를 못하죠 가서 보니까 우리는 맞아서 아프지만 그 사람들은 우리가 생각 못한 아픔이 또 있더라고요. 부류는 다르지만, 종류는 다르지만 아픔이라는 동일성을 가지고 그 사람들을 이해하게 되고"

33년 동안 내면의 그늘에 감춰뒀던
아픔들이 빛 앞에 끌어내지면서
비로소 더디게나마 회복이 된 겁니다.

◀ＩＮＴ▶
임종진/ 달팽이 사진골방 대표 18 30 20
"트라우마나 이런 부분을 넘어설 수 있는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는 그런 여지의 자기 시선들을 찾아보고 자기가 자기를 바라보게 하는, 풀어보게 하는 그런 과정을 진행한거죠"

광주의 상처가 치유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해주는 이번 전시는
앞으로 열흘 동안 광주시청에서 열립니다.

MBC뉴스 김인정입니다.

◀ＥＮ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