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자연이나 동식물에도 사람처럼 법적인 권리를 주는 이른바 '생태법인' 제도, 들어보셨습니까?
제주도가 남방큰돌고래를 대상으로 추진하다
잠시 멈춰 섰는데요.
'생태수도'를 내세우는 순천시가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순천만 습지와 흑두루미에
정책 참여 권리를 부여하는 조례 제정에 나섰습니다.
김하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천연기념물 검은머리물떼새부터 짱뚱어와 붉은 칠면초 군락까지,
수많은 생명이 숨 쉬는 순천만 습지입니다.
순천시민들의 적극적인 서식지 보호에 힘입어
매년 겨울이면 전 세계 흑두루미 절반 이상이 찾는 보금 자리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한 보호 대상을 넘어,
자연을 권리의 주체이자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동료로 인정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간의 개발 논리에 맞서
자연의 목소리를 대변할 법적 주체를
만들자는 취지입니다.
◀ INT ▶ 주요섭 / 순천에코칼리지 주임교수
"과거에는 일방적이었다면 지금은 상호적인 관계가 되는 거죠. 공존하고 어떻게 공동 번영할 것인가의 관점으로 바뀌게 되는 거죠."
국내에서 생태 법인 도입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제주도였습니다.
2024년 말 제주도지사가 남방큰돌고래 등
특정 생물 종을 생태 법인으로 지정할 수 있는
특별법이 발의됐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3월
현행법체계와의 조화 여부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 검토 의견을 냈고,
논의는 보류됐습니다.
국회 차원의 입법이 주춤한 사이,
순천시에서 전국 지자체 최초로
'생태법인 조례'를 제정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2024년 '생태문명전환 조례'를 제정하며
첫 발을 뗀 순천시는 최근
시민과 전문가가 참여한 공론장을 마련해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논의되고 있는 조례안의 핵심은
시민들이 습지와 흑두루미 등의 후견인이 돼
순천시 정책 수립에 자연의 입장을
대변하도록 하자는 겁니다.
◀ 전화 INT ▶ 김도희 / 변호사
"정책에 대해서 후견인이 참여를 한다든지 정책이나 계획을 수립할 때 반영을 한다든지 이런 것들은 지금 자치사무 내에서 충분히 해볼 수 있다는 것이죠."
시의회도 조례 제정 검토를 시작했습니다.
다만 생태 법인이 생소한 개념인 만큼
더 깊이 있는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 INT ▶ 최미희 / 순천시의원
"아직은 조례 필요성에 대해서 더 많이 공론화되고 11월 정도에 새로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12월 연내에 조례를 통과하기 위한…."
이번 조례 제정 추진이
국내 생태민주주의의 새로운
이정표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MBC뉴스 김하은입니다.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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