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지자체마다 공무원의 견문을 넓히고
정책을 발굴하겠다며 해외 출장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억 원의 세금을 들인 출장 일정은 유명 관광지로만 채워졌고,
결과 보고서는 베껴 쓰기 일쑤였습니다.
박현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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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포트 ▶
지난 5월 8박 10일 일정으로
그리스, 튀르키예로 떠난 여수시 공무원들,
[ CG ]25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뜯어보면
여행 블로그에서 그대로 가져온 문장 투성이입니다.
한 신문사의 칼럼을
그대로 복사해오기도 했습니다.//
여수시는 '시정 우수 직원' 격려를 내세워
한 사람당 300만 원씩 출장비를 대줬습니다.
올해도 100명 가까운 공무원들이
팀을 짜 해외로 나갔고, 여기에 들어간 혈세만
한 해 3억 원에 이릅니다.
출장 목적엔 해외 인프라를 시에 접목하겠다고 적혀 있지만,
해외 지방정부 방문이나 현지 전문가를 만나는 일정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 INT ▶ 김호선 / 여수시 서무팀장
"(출장 계획은) 출장을 가는 직원분들한테 자율적으로 맡기고 좀 하루에 한 코스 정도는 관공서라든지 업무에 관련 있는 그런 곳을 방문하라고 저희는 내리거든요."
지난 6월 고흥군 공무원들의
서유럽 출장 일정표도 들여다봤습니다.
가우디가 설계한 성당부터 스페인 왕궁까지, 8박 9일 내내 유명 관광지로 빼곡합니다.
군비 4천여만 원이 들어간
공식 해외 출장입니다.
보고서엔 '잘 깨고 잘 잤다'는
초등학생 일기 수준의 감상도 적혀 있습니다.
◀ INT ▶ 해외 출장 고흥군 공무원
"(나중에) 다시 수정을 해서 다시 올리려고 했거든요. <자야 할 시간에 잘 잤다 이런 느낀 점을 쓰신 이유는 뭔가요?> 개인적인 소회를 하다보니까…"
비슷한 시기 미국 서부로 떠난 다른 팀,
아이돌그룹 BTS가 다녀갔다는
유명 관광지 세븐 매직 마운틴스부터
라스베이거스의 대형 공연장 스피어,
그랜드 캐니언까지 찾아
기념 사진을 남겼습니다.
이 일정 역시 해외문화체험연수라는 이름의
해외 출장이었습니다.
고흥군은 매년 3억 5천만 원을 들여
공무원 약 100명의
해외 출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외유성 출장을 걸러내기 위해
출장 전 계획서를 심사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관광지 중심의 일정은
별다른 제동 없이 그대로 통과됐습니다.
◀ INT ▶ 전대명 / 고흥군 기획실장
"시책을 발굴해서 군정에 접목하는 것도 있지만 직원 사기 진작, 재충전, 경험 확대 등 직원 복지 차원의… (사전에) 더 점검하고 심사위원회에 올리도록 하고 사후에 출장 보고서에 대해서도…"
다른 시군도 사정은 마찬가지 입니다.
광양시와 순천시도
각각 1억 5,000만 원에서 2억 5,000만 원을 들여 해외문화체험 출장을 보내고 있습니다.
관광 위주의 일정과
부실한 결과 보고서가 반복되면서
선진지 견학과 정책 발굴이란
당초 출장 취지가 무색해지는 상황.
시민들의 혈세가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따져볼 때입니다.
MBC 뉴스 박현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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