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MBC

검색

커뮤니티 좋은생각

조강지처 등록일 : 2011-06-09 08:28

*♡♣ 조강지처(糟糠之妻) ♣♡* 우리가 흔히 나누는 대화 가운데 조강지처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조강지처라는 말을 이해하고 말하거나 듣는 이는 드문것 같습니다. 糟糠(조강)이란 술을 빚고 남는 찌꺼기와 쌀겨를 뜻합니다. 요즈음은 모든것들이 풍족해서 흘러넘치기 때문에 배를 곯거나 헌 누더기 옷을 입지는 않지만 예전에는 몹씨도 가난해서 하루 밥 세끼는 커녕 죽 한 사발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심지어는 초근목피로 배를 채우던 보릿고개를 겪기도 하며 가난을 면치 못하던 어려운 시절이 있었습니다. 오죽이나 굶주림에 허덕였으면 가축으로 기르는 돼지나 소에게 먹이로 주던 술찌꺼기나 쌀겨를 먹었겠습니까? 그래서 가난한 시절 술찌꺼기나 쌀겨를 먹으며 함께 어려움을 참고 지내온 아내에게 세삼 지위가 달라지고 잘 살게 되었다고 해서 이런 아내를 버리고 새로운 아내를 맞아드린다면 사람으로서의 도리는 문론 이보다 더한 이율배반은 없을것 입니다. 조강지처라는 말은 고사성어로서 어떻게 유래 되었는지 시대적 배경을 한 번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후한의 광무제에게 벼슬을 했던 송홍은 메우 후덕하고 정직한 성품을 지닌 사람으로 건무 2년에는 승진을 거듭하여 대사공이라는 벼슬에 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당시 광무제의 누나인 호양공주는 돌연 남편을 잃고 미망인이 되어 있엇습니다. 광무제는 미망인의 외로운 처지에 놓이게 된 누나를 가엽게 여겨 위로하기에 온갖 정성을 다 기울였고 이따끔 조정의 신하들에게 이르기를 혹시라도 신하들 중 누나가 누구에게 호의 품고있는지를 묻고 살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공주가 말하길 "송홍공의 의연하고 덕을 갖춘 풍모는 많은 여러 신하들 가운데 그에 미치는 이가 없는듯 합니다"하였다. 그리하여 광무제는 누나에게 약속을 하였습니다. "잘 알았습니다 제게 맡겨 보십시오"하였습니다. 그뒤 송홍이 우연찮게 용무가 있어 광무제의 부름을 받고 알현하였는데 광무제는 그를 살펴볼 절호의 기회임을 알고 누나를 병풍뒤에 숨겨놓고 송홍과의 주고 받는 말을 엿듣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용건을 마친 광무제는 송홍에게 은근슬쩍 물었습니다. "사람들은 높은 지위에 오르게 되거나 부유해지면 친하게 지내던 친구도 버리고 가난할 때의 아내에게 등을 돌려 지위가 높거나 부유한 집안에서 새로히 아내를 맞이 하고자 한다는데 이느 사람으로서의 도리에 맞지 않는 일이 아니겠는가" 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송홍은 서슴없이 단도직입적으로 잘라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닙니다.저는 변천할 때의 사귐은 반드시 잊지말아야 하고 더구나 조강지처는 버릴 수 없노라고 생각합니다" 이말을 들은 광무제는 병풍뒤에 숨어 있는 누나에 귓속말로 속삭이듯 "잘 되지 않는군요" 하고 알렸다 합니다. 문론 송홍에게는 조강지처가 있었으며 이렇듯 아내를 존중하고 아끼는 송홍의 진심을 되돌릴 수 없음에 아쉬움을 금치 못하였고 구태여 송홍의 조강지처를 억지로 내어 쫓고 누나의 희망을 채워줄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오늘날 황금만능주의의 물질문명이 발달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조강지처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새겨봄으로서 의미있는 메시지를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