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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등록일 : 2012-01-24 14:19
아버지
바라만 보아도 좋은산
억새밭으로 가는 산등성이 한발 한발 오르는데 숨이차다
풀내음 깊이 마시고 오래 묵힌 힘 다 쏟아 버리니
가슴속 박하향처럼 향긋하다
거친 호흡
아버지는 병세가 악화 되던날 주저앉아 저승산에 오른다
들숨 날숨 생사를 넘나들던 숨소리
줄줄 흐르던 땀 겨울비였다
나도 흠뻑 젖었다
억새밭 흰머리 가르마길
발길 닿는 곳마다 각질처럼 허옇게 날리는 흙
묘지 주위에 국화꽃 심어 달라던 말 떠올라 고향산 바라본다
노년의 모습으로 마주보는 산
봄이면 연분홍빛 설레임으로
여름이면 청년같은 푸름으로
눈 덮인 겨울이면 만삭의 몸으로 반기던 산
세월 갈수록 가슴 시리게 커지는 그리움
자식 사랑하는 마음 첩첩 산중
오늘 그 품에 안겼다
텃새 버찌나무위에 날아와 지저귄다
건강해야 뭐든 할수있다
부지런해야 잘살지
힘들면 언제든지 오너라
잔소리로 들리던 말들이
새소리되어 들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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