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좋은생각
+ 엄마 무릎 등록일 : 2012-02-07 15:34
귀이개를 가지고 엄마한테 가면
엄마는 귀찮다 하면서도
햇볕 잘 드는 쪽을 가려 앉아
무릎에 나를 뉘여 줍니다.
그리고선 내 귓바퀴를 잡아늘이며
갈그락갈그락 귓밥을 파냅니다.
아이고, 니가 이러니까 말을 안 듣지.
엄마는 들어 낸 귓밥을
내 눈앞에 내보입니다.
그리고는
뜯어 놓은 휴지 조각에 귓밥을 털어놓고
다시 귓속을 간질입니다.
고개를 돌려 누울 때에
나는 다시 엄마 무릎내를 맡습니다.
스르르 잠결에 빠져듭니다.
(임길택·아동문학가, 1952-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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