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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좋은생각

등록일 : 2012-02-10 23:49

김기택


소의 커다란 눈은 무언가 말하고

있는 듯한데 나에겐 알아들을수

있는 귀가 없다


소가 가진 말은 다 눈에 들어있는

것 같다


말은 눈물처럼 떨어지듯 그렁그

렁 달려 있는데 몸 밖으로 나오는

길은 어디에도 없다


마음이 한 움큼씩 뽑혀나오도록

울어보지만


말은 눈 속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

다.


수천만 년 말을 가두어두고 그저

끔벅거리고만 있는


오, 저렇게도 순하고 동그란 감옥

이여


어찌해볼 도리가 없어서

소는 여러번 씹었던 풀줄기를 배

에서 꺼내어


다시 짓이기고 삼켰다간 또 꺼내

어 짓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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