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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리포트] 80년 5월, 광주MBC는 왜 잿더미가 됐나.

◀ 리포트 ▶





42년 전 5월 20일,



광주에선 MBC 건물이 불에 탔습니다.





방송이 5.18민주화운동 소식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자,



화난 시민들이 광주 MBC 사옥에 불을 낸 건데요.





당시 MBC 직원들을 이다현 기자가 직접 만났습니다.







◀ 리포트 ▶





1980년 5월 20일 밤 9시 반쯤.





광주 MBC 건물이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볼펜 한 자루, 테이프 한 개 남지 않고



모두 잿더미가 됐습니다.





◀ I N T ▶ 박보융 / 당시 광주 MBC 편성제작 책임자



"4층, 5층 옥상 위로까지 쫙 불기둥이 올라가서 그대로 다 전소되는 거예요. 그 현장을 목격한 나는 피눈물 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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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으로 정권을 잡은 신군부는



언론사에 군인을 배치하고,



기사 한 줄, 단어 하나까지 철저히 감시했습니다.





◀ I N T ▶ 서공석 / 당시 광주 MBC 보도국 기자



"내가 데스크인데 데스크 옆자리에 앉아서 권총 놔두고. 기사를 자기가 고치기까지 했어요. 그 때의 그 심정, 그 괴로움은 정말 말로 표현을 못 해요."





그러던 중 5월 19일에 결정적인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광주 MBC가 계엄 당국의 지시에 따라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자막을 내보낸 겁니다.





사실과 명백히 다른, 허위 보도였습니다.





◀ I N T ▶ 이문석 /당시 광주 MBC 라디오 PD



"'유언비어에 속지 마십시오. 단 1명의 사망자도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눈앞에 수없이 죽어간 학생, 시민을 목격한 시민들은 방송국에 빗발치는 항의 전화를 걸어오고 분노를 터뜨렸다."





◀ st-up ▶



"문제의 자막이 나간 이튿날



사실 보도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1980년 당시 이곳 궁동에 있던



광주 MBC 앞으로 몰려왔습니다.





급기야 건물 안으로 화염병이 날아들며



불이 났습니다."





넉 달 뒤 시민 2명이 방화 혐의로 붙잡혀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정말 불을 지른 사람이 누군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 I N T ▶ 이관형 /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3과장 (5.12. 보고회)



"이 두 사람이 과연 진짜로 MBC 방화를 한 것인지, 공안당국이 조작을 하였는지 여부까지 저희가 조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u2026"





불타 버린 광주 MBC 궁동 사옥은



권력의 언론 탄압과



이에 영합한 언론의 왜곡 보도,



그리고 시민의 저항을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이 됐습니다.





◀ I N T ▶ 서공석 /당시 광주 MBC 보도국 기자



"권력과 싸우지 않고는 안 된다. 언론 자유가 그렇게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거든요."





MBC 뉴스 이다현입니다.





◀ E N D ▶



이다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