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광주 리포트) 폭설로 주저앉은 하우스‥"자식처럼 키웠는데"

◀ANC▶

역대급 폭설이 쏟아진 광주전남지역에서

본격적인 복구가 시작되지 못 한채

피해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워낙 많은 양의 눈이 쌓이다보니

치우기 쉽지 않은데다

기온도 영하권에 머물러

농촌마을의 복구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는 상황입니다.



이다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VCR▶

36cm 높이까지 눈이 쌓인

전남 장성군의 한 염소 농장.



염소를 키우던 축사가

형체를 잃고 땅바닥까지 푹 꺼졌습니다.



낮이 돼도 여전히 녹지 않고 쌓여있는 눈은

힘없이 무너져내린

시설 하우스 구조물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INT▶ 박래섭 / 염소 농가

"완전히 못 쓰죠. 지금 여기뿐만 아니라 그 바로 옆 동네도 지금 다 이렇게 이 정도 지금 무너져 버렸습니다."



◀ST U ▶

"이 하우스에도 염소 40마리가 살고 있었는데요.

원래는 이렇게 단단한 철제 파이프가 지붕을 떠받치고 있었는데

엿가락처럼 휘어서 바닥까지 주저앉았습니다."



시설만 망가진 게 아닙니다.



구조물이 순간적으로 무너지면서

안에 있던 염소 5마리가 피하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300마리에 이르는 다른 염소들은

창고로 잠시 대피시켜놨지만

공간이 비좁아 서둘러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INT▶ 박래섭 / 염소 농가

"항상 자식같이 이렇게 키워왔는데 이렇게 죽어나가고 그러면 마음이 아프죠. 또 밟혀 죽을 확률이 많아서 지금 마음이 급합니다."



레드향 농가 하우스도 푹 내려앉긴 마찬가지입니다.



천장이 꺼지면서 일조량을 조절할 때 쓰는

커튼도 열지 못하게 됐습니다.



◀INT▶ 박장열 / 레드향 농가

"미치겠어요, 지금. 환기도 못하지 햇빛도 못 봤지. 어떡하냐는 말이에요."



반짝 햇살이 비치면서

눈이 녹기 시작해, 빈틈 사이로 물이 흘러내립니다.



농민이 삽으로 눈을 치워보지만

애써 키운 과실의 품질이 떨어질까노심초사입니다.



◀INT▶ 박장열 / 레드향 농가

"사방천지에서 주문이 막 들어오고 하는데 이렇게 됐는데 어떻게 일을 하겠어요."



전남지역에서 이번 폭설로 피해를 본

농업 시설 하우스는 56곳, 축사는 13곳으로 집계됐습니다.



주말 휴일이 지나

본격적인 조사와 복구작업이 시작되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눈앞의 피해도 걱정이지만

최강 한파속에 복구가 늦어지면서

농민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END▶
이다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