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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정채봉 문학상 선정작 발표



2022 정채봉 문학상에 응모해주신 동화작가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대한민국 동화계 발전을 이끄신 故 정채봉 작가의 공로와

생전의 뜻을 기려 제정한 「정채봉 문학상」 당선작이 선정됐습니다.



여수MBC가 주최하고 순천시가 후원하는 「정채봉 문학상」은 

2011년부터 동화계 발전에 기여할 우수한 작품을 매년 선정하고 있으며,

선정된 작가의 작품을 이듬해 출간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따뜻한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올해 정채봉 문학상으로 선정된 어윤정 작가님의 꾸준한 활동과

좋은 작품에 대한 감사와 축하를 드립니다.


2022 정채봉 문학상 선정작


어윤정 「거미의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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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정채봉 문학상 선정평



  이 문학상 제정의 작가인 정채봉은 자신의 문학세계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름다움이 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는 도스트예프스키의 믿음을 나도 믿는데 나의 이 신앙은 동심이다. 동심은 영혼의 고향이다. 동심으로 악을 제어할 수 있으며, 신의 의지로 나아갈 수 있다. 이 영혼의 고향(동심) 구현이 나의 작품 세계의 기조이다.”

세상이 어떻게 변해도 우리 마음 깊숙이 와 닿는 물음이자 답입니다. 

정채봉은 ‘아동문학, 특히 동화에 ‘향기’라는 낱말을 붙인 작가입니다. 그가 말했듯이 영혼을 울리는 향기가 아동문학인 것입니다.

정채봉 문학세계에 꼭 부합되는 작품을 선해야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동화의 본령에서 보다 참신한 소재, 그 소재를 잘 비벼서 새로운 주제의 감동을 자아내는 작품을 찾고자 하였습니다.

본심에 올려진 작품은 문예지 수록 작품 12편과 개인 응모작 6편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읽는 이 마음을 풍성하게 하였습니다. 그만큼 좋은 작품들이었습니다.

최종 심사에 3편의 작품을 올려 숙고하였습니다.

<빛날 수 있을까>

인도를 배경으로 한 아동 노동 착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여덟 살 나이에 어른들에 의해 노동 현장으로 내몰려 착취당하는 주인공의 현실이 날카롭고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우리 모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이야기지만 어린이보다는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복슈퍼 전담>

폐지 줍는 할머니와 사는 조손 가정의 아이. 그런 친구의 처지를 이용해서 놀리거나 괴롭히는 아이 이야기는 동화에서 많이 다뤄온 소재입니다. 하지만 어려운 환경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주인공과 입체적인 친구 캐릭터, 폐지를 골고루 분배하는 슈퍼 주인 등 인물과 스토리 전개는 결코 전형적이지 않습니다. 대상 수상작으로 삼기에는 소품인 점이 아쉬웠습니다. 

당선작 <거미의 인사>(어윤정)는 죽음을 소재로 하였습니다. 삶과 죽음은 동전의 앞면과 뒷면 같기에 어린이와 결코 상관없는 세계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화에서 죽음을 다루기는 쉽지 않습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인간들이 하루 동안의 환생을 통해 가족과 제대로 작별한다는 설정이 흥미롭습니다. 거미로 변한 주인공이 슬픔에 잠긴 채 일상을 되찾지 못하는 가족을 밖으로 나가게 하는 과정. 죽은 자가 흘리는 ‘검은 눈물’이 있다면 마지막에 ‘짧은 환생’이 있습니다.

이 짧은 환생의 여행 과정이 우울하지 않고, 재치있고, 흥미롭고, 촘촘하고 탄탄한 문장력과 플롯으로 잘 녹여 넣었습니다

당선 작품과 엮어 출간할 또 다른 작품이 기대됩니다.



                                                                                                                                                                            선정위원 : 김성구(샘터 대표), 이금이(동화작가), 이상배(동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