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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집중취재] 통학버스면 해결? "직접 통학해보셨나요?" (R)

◀ANC▶

아파트가 학교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아파트 시행사가 통학버스를 운행하는 조건으로

아파트 건축 허가를 내주고 있다는 뉴스

어제 전해드렸습니다.



하지만, 실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조건 통학버스만 배치하다 보니 각종 부작용도 많습니다.



일각에선 '행정' 편의적 대책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강서영 기자입니다.



◀VCR▶

등교시간, 순천 조례초등학교 후문 주변이 승용차들로 가득 찼습니다.



통학버스를 가정한 관광버스들도 현수막을 달고 뒤를 따릅니다.



조례초에서 2.5km 떨어진 신축 아파트의 예비 입주자들이

입주 이후 실제 벌어질 통학 상황을 직접 보여주겠다며

관광버스 8대와 승용차 30대를 끌고 나온 겁니다.



해당 아파트에서 조례초로 통학할 것으로 예측된 인원은 800명.



입주자들은 통학 대책으로 마련된 버스 8대를

7시부터 9시까지 모두 동원해도,

학생 100명을 태우지 못해 결국

학부모 승용차를 이용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조례초 후문은 왕복 2차선의 좁은 도로인 탓에

서른 대의 승용차조차 수용할 수 없다는게 주민들의 설명입니다.



입주자들은

교육청이 현실과 맞지 않는 통학 대책을 세워놓고

아이들을 위험한 장거리 통학길에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INT▶

*주지현 / 트리마제아파트 예비입주자대표회장*

"30대만 왔는데도 경찰이 신호등 통제하고 난리

부르스를 췄는데도 여기 난리가 났었거든요.//

원칙을 잊고 결정하는 과정에서 산으로 가버

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배정되면 안 되는

학교에 (배정됐다고 생각합니다.)"



전라남도에만 이렇게 신축아파트 14곳의 시행사가

비용을 부담해 통학버스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초등생의 통학거리가 1.5km를 초과하는 원거리더라도

시행사가 통학버스 비용을 부담한다면

아파트 건축이 가능하다고 교육청이 판단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실을 고려치 않고 일률적으로

장거리 통학 문제를

시행사의 통학버스로만 해결하려는 것은

결국 행정 편의적, 땜질식 대책이라는 비판이 만만치 않습니다.



예컨대, 순천시 해룡면의 한 아파트단지는

학교 측이 버스를 어린이통학버스로 인정해주지 않아

사실상 불법 관광버스로 통학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 통학버스를 전제로 아파트 허가가 났는데도

정작 학교 내에는 회차할 공간이 충분치 않아

아이들은 학교가 아닌 일반 버스정류장에서 승하차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미 비슷한 거리에서

통학을 하던 기존 학생들이 있는데도

학교가 신축 아파트에서만 비용을 걷어

통학버스를 운영해주는 경우도 있었다 보니

차별 논란 등 다양한 갈등의 소지도 되고 있습니다.



◀INT▶

*최미희 / 순천시의원*

"(교육당국이) 편하게 일하고 싶어하는 자세가

아닐까. 1.5km 이상도 버스 있으면 가는 거

아냐? 이렇게 효율성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

는데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뭘 할건지

(고민해야 한다.)



교육받을 권리 중 하나인 '통학권'.



저출생으로 학령인구가 점점 줄어들수록

오히려 땜질식 처방이 아닌 실질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C뉴스 강서영입니다.

◀END▶
강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