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유례없는 가을철 고온 현상에
병해충 양상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전남 해남과 보성 등
서해안 논에는 벼 영양분을 빨아먹는
벼멸구 개체수가 폭증하면서
농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서일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수확을 한 달 남짓 앞둔
땅끝 해남의 들녘.
잘 자랐다면 황금빛을 띠기 시작해야 할
벼가 말라비틀어진 채
모두 땅에 쓰러져있습니다.
배고픈 벼멸구 떼의 습격으로
일대가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됐습니다.
S/U 벼멸구는 초여름 중국에서
바람을 타고 한국에 유입되는데
이렇게 벼 10cm 부근에서 영양분을
빨아먹어 벼 전체가 말라죽게 됩니다.
해남에서만 축구장 1400개에 달하는
천 헥타르의 피해가 접수됐습니다.
◀ INT ▶ 김양언 / 해남군 벼 재배농민
저도 45년 농사를 짓고 있는데 생전 처음..
지금 80% 정도 피해가 있습니다.
그리고 약이 너무 약해서 약이 안 들어요..
8월 중하순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2.2도 높았던데다
이례적 9월 폭염이 이어지면서
벼멸구가 살아가기 적합한 환경이
만들어진 탓입니다.
[반CG] 실제 전남 전체 피해 면적은
장흥과 보성 등 6개 시군 6696ha로
지난해에 비해 38배 이상 폭증했습니다.
◀INT▶김재경/해남군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장
한번 알을 낳을 때 300~200개를 낳아서
200배, 300배로 증가한다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올해 같은 경우가
고온으로 인해서 세대 단축으로 인해서
밀도가 높아서 벼멸구 피해 면적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 상태라면 대규모 수확량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어, 지자체들마다
긴급 방제비를 편성해
농약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확을 앞두고
무작정 농약을 살포할 수도 없는 상황.
때문에 농업기술원은
이른 수확을 권고하고 있지만
이마저 쉽지 않은 2모작 농가들은
하루라도 방제를 서두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 INT ▶ 박재욱 / 해남군 벼 재배 농민
지금 알맹이도 안 차고 있는 상태에서
그러다 보면 수율도 떨어질뿐더러 쌀 미질이
안 좋아질 거라 예상이 되기 때문에
조기 수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지속되는 고온에 전남 뿐만 아니라
충남과 전북 등 서해안을 중심으로
유례없는 벼멸구 확산이 이어지면서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서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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